고수익 명목 ‘투자금 사적운용’ 드러나…경찰 “스스로 목숨 끊은 듯”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B증권에 근무하던 직원 A씨(40)가 자신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A씨는 사망 전 수십억원대의 돈을 횡령해 사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증권의 모 지점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일 낮 12시 30분께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도로에 주차 중인 SUV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담당한 부산 동부경찰서 측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사건 현장을 조사한 결과, 타살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건 발생 이후 A씨에게 투자금을 맡겼던 투자자가 지점을 찾아오면서 A씨가 사적으로 투자금을 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명목으로 고객과 지인들로부터 수십억원대의 투자금을 받아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B증권 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B증권 측은 “A씨가 회사 모르게 개인 계좌를 활용해 투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건의 진상과 피해 규모를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B증권이 새해 정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면서 “개인 직원의 일탈이라고는 하지만 B증권 내부에서도 책임을 져야 될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증권업계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린 B증권의 이미지에도 막대한 금이 갈 수 있는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B증권은 지난해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실시한 펀드 판매사 평가에서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삼성생명, 한화투자증권에 이어 종합 5위에 올랐다. 이는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이다.

특히 지난 1971년부터 2017년까지 47년 연속 흑자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에도 두산, CJ 등 핵심 클라이언트와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기록해 48년 연속 흑자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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