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차석용 부회장 “날선 경쟁”

국내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맞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신년사 포부를 야심차게 밝혔다. / 사진=각사 제공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올해도 뷰티 시장은 긍정과 부정 전망이 동시에 엇갈려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화장품 수출제도가 허가제에서 신고제 형식으로 바뀌며 국내 화장품 업체의 중국 수출길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최저임금 인상과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이 확정되면서 이에 대한 어려움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뷰티업계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발 후폭풍으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각 기업마다 사업전략을 내놓으며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은 유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 글로벌 신시장 개척 등의 공통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자신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대적인 사업 전략을 구상 중이다. 

양사 간 날선 경쟁이 업계 이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새해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 좋은 실적 이어가기 ‘숙제’

1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맞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신년사 포부를 야심차게 밝혔다. 

지난해 뷰티업계 실적 발표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된 한해였다. 수년간 1위 자리를 고수했던 아모레퍼시픽이 2위로 떨어지고 LG생활건강이 4년 만에 1위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 사업 비중이 높았던 아모레퍼시픽 매출이 꺾이면서 결국 경쟁사에게 1위를 넘겨준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엔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하지 않을지 양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먼저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다시금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강력한 승부수를 던진다. 서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에 ‘변화를 즐기자’를 화두로 내걸었다. 변화는 새로운 혁신을 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 점에서 두려움과 주저함을 버리고 모든 변화를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의 핵심 원칙인 ‘고객중심’의 중요성도 강조하며 ‘혁신상품 개발’, ‘고객경험 향상’, ‘디지털의 변화’라는 세 가지 중점 추진과제의 확고한 실행을 강조했다.

아울러 서 회장은 전사적인 디지털 활용의 극대화를 제시하며 해외 진출 국가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진출국은 18개국(중국·홍콩·대만·일본·호주·캐나다 등)이다. 이에 2020년까지는 30개, 2025년까지는 5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글로벌 매출로 극복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아시아, 북미, 인도, 중동, 호주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프리메라 등의 브랜드를 진출시킬 계획도 내놨다. 

반면 LG생건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호재’ 기세를 이어받아 올해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은 올해 경영전략으로 ‘사업 고도화’를 강조했다. 차 부회장은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을 리더십의 사례로 들면서 “눈앞의 이익이나 당장 손에 쥐어지는 먹잇감에만 몰입하기보다는 신뢰와 원칙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또 그는 고객 신뢰 강화, 디테일의 철저한 실천, 사업구조 및 일하는 방식의 고도화 등 내실 성장을 올해 중점 추진사항으로 제시했다.

LG생건은 한방 효능을 갖췄지만 향이 강하지 않은 새로운 화장품을 찾는 수요에 맞춰 ‘후’를 필두로 한방 브랜드 강화에 집중한다. 중국 등 해외에서 럭셔리 화장품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해외 진출 계획 또한 열어놨다. 

최근 LG생건은 종속회사 더페이스샵의 중국 화장품 생산공장을 확보하기도 했다. 앞으로 중국 시장에 보다 더 발 빠르게 대응해 아모레퍼시픽을 넘어 ‘승승장구’ 추세를 굳히겠다는 분위기다. 

각 기업의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발휘될 지 여부에 따라 올해 얼마든지 업계 선두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는 상황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