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양승태, 구속하라” VS 보수단체 "힘내세요" 엇갈린 분위기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양승태 검찰소환에 즈음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1.11./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주요인물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오늘 검찰 소환에 나서면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일대에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에 앞서 9시께 대법원 앞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국민 입장을 발표키로 했다.

전날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의 ‘친정’인 대법원 안에서 기자회견을 희망했지만 대법원 측에 따로 협조 요청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양 전 대법원장이 회견을 예고한 대법원 일대에는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각종 집회가 진행 중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만큼 집회 분위기는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노조) 측은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회견을 저지 하겠다”며 봉쇄행동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어 양 측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입된 경찰 인력은 12개 중대로 약 1000여명 규모다. 대법원 정문은 이날 오전 통제됐고 법원 주변을 경찰 차 벽으로 에워쌌다.

전날부터 대법원 앞에는 법원노조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 “양승태 구속”등의 내용이 담겼다.

‘21세기 조선의열단’ 소속 10여명도 꽹가리를 치며 “양승태 구속” 구호를 외쳤다.

그 밖에도 각종 시민단체 등이 “사법 적폐 양승태를 구속하라”, “당장 양승태 구속”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집회 참여자 중 일부는 대법원 내부 진입을 시도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서초구 법원 일대에는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을 비난하는 보수 단체도 함께 했다.

애국연합 관계자들은 '양승태 대법원장님 힘내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사회적 안정을 고려한 판결이 왜 사법농단이냐"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10시께 검찰청사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러나 검찰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곧바로 검찰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재판 개입, 당시 사법행정 반대 판사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정황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서 대법원에서 대국민 입장발표를 하는 것에 많은 비난이 쏠리고 있다. ‘특권의식’ 논란도 제기된 가운데 향후 ‘사법농단’ 수사 방향에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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