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파산 수순 밟을 수도…업계 “새마을금고 결단 내려야”

서울 강남구 MG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MG손해보험>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MG손해보험이 제출한 경영개선안을 금융위원회로부터 또 퇴짜를 맞았다. MG손보는 금융위에 강화된 경영개선계획안을 2개월 안에 다시 제출해야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임시회의를 열고 MG손해보험이 낸 경영개선계획서를 심의한 결과 불승인했다고 밝혔다.

MG손보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6.5%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를 밑돌면서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경영개선권고는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처분, 고정자산 투자제한, 주주 배당 제한 등 경영개선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MG손보는 이와 관련 자본금을 증액하는 등 경영개선 이행계획서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MG손보의 이행계획서 근거가 부족하고, 구체성도 떨어져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또 오는 3월 7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다시 제출하도록 했다.

만약 2개월 후 제출한 계획서도 불승인될 경우에는 경영개선 명령에 따른 경영개선계획을 내야하고, 이마저도 불승인이 나면 임원 직무집행 정지 및 관리인 선임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RBC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RBC 비율은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처럼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RBC가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받는다.

MG손보는 애초 계획했던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9월 경영개선 권고보다 ‘한 단계’ 높아진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추가로 받았다. 만약 2개월 후 경영개선 이행계획이 또 다시 불승인 될 경우 영업정지나 강제매각 등 사실상 파산수순에 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위기에 빠진 MG손보를 놓고 대주주인 새마을금고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MG손보가 추가적인 자본확충안을 만들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증자에 직접 나서야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013년 그린손보를 인수할 당시 직접 인수가 아닌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를 통해 우회 인수했다. MG손보는 자베즈제2호유한회사가 93.93%, 새마을금고중앙회가 6.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 지분 93.93%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로, MG손보의 실질적 대주주다.

그동안 새마을금고는 MG손보를 인수한 이후 4000억원의 가까운 자금을 수혈하며 지원했지만 MG손보의 경영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추가 증자에 난색을 보여 왔다. 금융당국이 MG손보의 이행계획서에 담긴 증자 계획에 대해 대주주의 적극적인 의지와 계획이 담기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013년 MG손해보험 인수 과정에서 보험업법상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해 우회적으로 MG손해보험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새마을금고중앙회의 MG손보 편법 인수와 부실 관리·감독에 대한 추궁과 질타가 쏟아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MG손보의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마을금고 측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편법 인수 의혹이 불거진 MG손보에 추가 자금 지원을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MG손보는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100%에 미치지 못했던 지급여력비율(RBC)도 100% 넘게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주주의 증자 없이 이뤄낸 성과라 향후 자본확충에 성공하면 경영정상화는 문제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MG손보 관계자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다양한 방면으로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해 이행계획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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