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플랫폼 다변화…신작 출시로 기회 모색
“게임강국 위상 지킬 것”

지난해 11월 15~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 2018’ 개막 당일 야외 현장 모습/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연초부터 ‘비관론’에 휩싸인 국내 게임업계가 장르·플랫폼 다변화와 신작 출시를 통해 성장 활로를 모색한다.

지난해 게임업계는 대형 신작 부재와 출시 지연 등으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다수의 게임사들은 올해 신작 출시를 차질없이 진행해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게임업계는 신작 출시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넥슨은 오는 17일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스피릿위시’를 정식 출시한다. 연초 매각 이슈로 떠들썩했던 넥슨은 신작 출시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또 기대를 모으고 있는 ‘트라하’를 비롯해 ‘바람의나라: 연’, ‘테일즈위버M’, ‘마비노기 모바일’ 등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줄줄이 출시된다. 4분기 다소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는 넥슨은 올해 신작 출시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

대표 게임인 ‘리니지’ 리마스터 버전을 조만간 내놓을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리니지2M’을 비롯해 하반기 ‘아이온2’, ‘블레이드 & 소울 2’ 등 신작 모바일 MMORPG 5종 중 2종 이상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도 1분기 ‘BTS월드’ 출시에 이어 하반기 ‘세븐나이츠2’, ‘A3: 스틸 얼라이브’ 등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BTS월드는 방탄소년단의 막강한 팬덤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가능성이 점쳐지는 게임이다. 지난해 대형 신작이 없던 넷마블은 올해 계획대로 신작 출시를 진행,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 출시한 ‘이카루스M’과 관련, 저조한 성적을 낸 위메이드는 ‘미르’ IP(지식재산권)로 한해를 장식한다. 위메이드는 올 상반기 ‘미르4’와 하반기 ‘미르M’ 등 신작 게임으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에 있다.

웹젠은 올 초 모바일 전략 게임 ‘퍼스트 히어로’와 소셜네트워크게임(SNG) ‘큐브타운’을 글로벌 시장에 정식 서비스한다. 펄어비스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신작 게임인 ‘프로젝트K’, ‘프로젝트V’를 개발 중이다.

이 밖에 컴투스와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모바일 샌드박스 플랫폼 ‘댄스빌’과 캐주얼 게임 ‘프렌즈대모험’을 각각 출시했다. 컴투스는 올 상반기 턴제 RPG ‘히어로즈워 2’, 하반기 ‘서머너즈워’ MMORPG 버전 출시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지난해부터 중국 판호(영업허가권) 발급 제한으로 현지 시장 진출에 발목이 묶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3월 중단한 판호 발급을 9개월 만에 재개했으나 현재 자국 게임 위주로 판호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는 플랫폼 다변화 전략을 통해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콘솔시장 공략 움직임이 활발하다. 다수의 게임사들은 북미·유럽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대표적으로 오는 3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콘솔(Xbox) 버전이 나온다.  넷마블도 간판 IP 중 하나인 ‘세븐나이츠’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개발 중이며 스팀 게임 개발도 염두하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자체 개발작인 ‘베리드 스타즈’의 콘솔 버전을 준비 중이며, 모바일과 스팀·PC 간 크로스 플랫폼 개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네오위즈도 콘솔 버전 ‘블레스 언리쉬드’를 올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두에 선 검은사막 콘솔 게임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다른 게임사의 북미·유럽 시장 진출도 탄력이 기대된다.

여기에 그동안 MMORPG에 치중돼 장르 다변화를 꾀하지 못했던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는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의 BTS월드는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K-POP과 게임을 결합해 화제를 모았다.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넷마블의 'A3: 스틸 얼라이브'는 모바일 최초 배틀로얄 콘셉트로서, ‘30인 배틀로얄’과 ‘무한 PK 암흑출몰’ 두 가지 모드를 경험할 수 있다.

네오플의 스튜디오포투가 개발 중인 ‘데이브’는 바다를 탐사하는 해양 어드벤처 게임으로 올 하반기 넥슨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넥슨은 올해 MMORPG를 비롯해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과 같은 액션 아케이드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의 댄스빌은 유저가 직접 춤과 음악을 제작하는 모바일 샌드박스 플랫폼으로 유저의 자유도를 높인 게임이다. 라인게임즈도 수집형 RPG를 비롯해 전략 RPG, 모바일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 퍼즐, 어드벤처 등 개발 중인 신작 게임의 장르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내 게임산업은 ‘셧다운제’,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등 규제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 인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연초 넥슨의 매각설로 국내 게임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데 대해 업계가 우울한 분위기”라면서 “계획된 신작을 제때 출시하고 유저들이 즐길만한 게임을 내놓는 것이 게임사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영역을 넘어 인기 IP는 굿즈나 애니메이션 등 사업 다각화에도 활용되고 있다”면서 “이용자 지표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 등을 봤을 때 한국 게임의 성장성은 정체를 예단하기 이르다. 베트남, 태국 등 신흥 시장 공략도 예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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