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공식 출범…‘소통과 화합’의 리더십 주목

경제부 고병훈 기자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14일 지주회사 체제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2014년 11월 민영화 과정에서 계열사를 매각하고 은행 체제로 바뀐 지 4년 2개월 만에 다시 지주사 체제로 복귀한 것이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권은 ‘5대 금융지주 시대’로 다시 재편됐다. KB, 신한, 하나, 농협 등 기존 금융지주회사에 우리금융이 합류해 국내 주요은행은 모두 금융지주 체제를 갖추게 됐다. 5대 금융지주는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한층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지주사 전환이 마침내 결실을 맺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조용하지만 강한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은행의 지난 2년여간 실적 고공행진은 물론이고, 우리금융지주 출범 역시 모두 손 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휘한 결과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금융지주 출범식을 열고, 지주와 은행을 함께 이끌어 갈 손 회장의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도 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특히 사업보고서에 다른 기업들과 달리 고객을 가장 먼저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는 질문에 손 회장은 “항상 고객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월요신문>

실제로 손 회장은 지주회장 겸 행장 겸직이 확정되자, 지주 회장의 집무실 회장실을 23층에 새롭게 만들자는 직원들의 건의를 한사코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우리은행 본점의 가장 높은 층인 23층에는 고객 비즈니스룸이 있다”면서 “고객을 가장 높은 곳에 모시겠다는 의미로 마련된 공간을 차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현재 집무실인 22층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은 23층짜리 건물로 고객을 위한 공간이 가장 꼭대기 층에 자리하고 있다. 손 회장의 집무실은 이보다 아래인 22층에 마련되어 있는데 이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직원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46개 모든 영업본부를 직접 방문해 약 1000여 명의 직원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거리로만 따져도 약 4500km에 이르는 강행군이었지만 손 회장은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평소 직원 엘리베이터를 거리낌 없이 이용하며 직원들과 소통하기로 유명한 손 회장이기에 가능한 파격 행보였다.

손 회장은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적극적인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과 글로벌 전략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을 달성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우리금융 출범으로 고객은 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며 통합 마케팅 혜택도 많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이한 우리은행은 종합금융그룹 1위로 도약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가진 손 회장이 있기에 우리금융지주의 다음 행보가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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