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19.01.15./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 입당식을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 탄핵에 대해 “그것(탄핵)으로 인해 함께 일했던 모든 일과 공무원들을 함께 적폐란 이름으로 몰아가는 데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총리를 맡았던 황 전 총리에게 ‘탄핵’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는 “국가적 시련으로 인해 국민이 심려 가지시게 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여러 번 말씀드렸다”면서도 이같이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정부 국정 전반에 농단이 이뤄졌다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잘못된 부분과 잘한 부분을 그대로 평가해야지, 모든 것을 국정농단이라고 재단하는 것은 옳은 평가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황 전 총리의 입당이 전당대회를 염두해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는 2월 27일 열리는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황 전 총리는 "국민들께서 바라는 점을 충분히 잘 듣고 그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결정하겠다"며 출마의 여지를 남겨뒀다.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된다면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것 없다는 지적에 그는 "문재인정부와 맞서 싸우는 강력한 야당이 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그 일을 하기도 바쁜데 계파 싸움할 시간이 없다"며 "지금은 우리가 분노를 합해서 정상적이고 반듯한 나라가 되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특히 황 전 총리는 "계파를 떠나 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 입당했다. 계파 관련 이야기를 할 입장이 아니고 그런 입장에 서지도 않겠다"며 "얼굴에 계파가 쓰여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저도 누가 친박(친박근혜)인지 비박(비박근혜)인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구시대 정치"라고 힐난했다.

황 전 총리의 입당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박근혜 정권 내내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핵심인사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원은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에 누구보다 큰 책임이 있고 본인도 수많은 의혹의 당사자"라며 "이런 분이 진정한 반성과 사죄 없이 개선장군처럼 정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혁신과 개혁을 약속했던 자유한국당의 선택이 '도로 친박당'인 셈"이라며 "한국 보수의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기회주의자의 전형일 뿐”이라며 “최소한의 염치는 챙겨라”라며 황 전 총리를 힐난했다.

김 대변인은 “황 전 총리는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가 혼란을 불러온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이라며 “무슨 명분으로 입당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그는 황 전 총리가 언급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 발언을 겨냥해 “전 정권의 총체적 난국에 한 몫 한 사람 아닌가”라며 “나라는 난국, 황 전 총리의 인식은 망국”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