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1.02./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16일 “기획자이며 연출가가 어떤 일을 그만 둘 때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며 “그 일이 끝났거나,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거나 그리고 입금이 안 되었거나”라고 사의를 표명했다.

탁 선임행정관은 이날 새벽 기자들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의전비서관은 제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가고 싶고, 나가겠다고 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행에 옮겼으며, 이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의전비서관 자리 두고 걱정과 우려가 많으신데 안 그러셔도 된다. 제 자리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탁 행정관은 이어 “기획자이며 연출가가 어떤 일을 그만 둘 때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며 “그 일이 끝났거나,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거나 그리고 입금이 안 되었거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바닥 났다. 밑천도 다 드러났고, 하는 데까지 할 수 있는 것까지는 다 했다”며 “새 감성과 새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도 다시 채워야 할 때”라고 사표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는 “누구 한명 빠졌다고 일이 안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한 사람을 빼고는 누구도 언제든 대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감성정치'를 극대화 시킨 능력 있는 연출가로 정평 받는 탁 행정관을 대체할 인물을 물색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탁 핵정관은 이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사퇴를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6월에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직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4월)평양공연 이후”라며 “하지만 비서실장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 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고 이제 정말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거듭 사의를 표명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가을에 남북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일을 해달라”는 말과 함께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사실상 사표를 반려했다.

이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지난 14일 오후 "탁현민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한 것은 맞다"라며 "지난 7일 사표는 제출했지만 수리되지는 않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탁 행정관은 청와대 입성하면서 여성을 비하하거나 성적으로 도구화한 듯한 과거 책 내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야당과 여성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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