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늦게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탑승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평양에서 이 공항에 도착했던 김영철 부위원장은 미국 워싱턴으로 가 18일 미 국무장관 등과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일본 교도 통신이 제공한 것이다. 2019. 1. 17./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국 폼페이오 장관과의 고위급회담을 위해 17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했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워싱턴DC에 묵는 것은 19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워싱턴DC에서 4박 5일간 머문 바 있다.

이번 방미에는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VOA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19일 오후 3시35분 베이징으로 향하는 에어차이나 항공편을 예약한 상태다.

김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북·미 고위급회담은 오는 18일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이 고위급회담과 잠재적인 트럼프 대통령 면담의 결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이 끝난 뒤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는 3∼4월로 예정되며 장소는 베트남 다낭이 유력하다. 하지만 2월 중순, 2월 말~3월 초 개최할 가능성 역시 희박하지는 않으며 장소로는 하노이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이번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D.C행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북미의 관계 진전이 곧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이 공식화 돼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도 확실히 할 수 있다. 최근 김 위원장의 답방 날짜가 3.1절이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 확정이 먼저"라며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도 “17일(현지시각)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국에 도착해 2차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조율을 위한 2박 3일 일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2차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 조율이 이뤄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전달된다면 북미정상회담 발표도 순조롭게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을 위한 북미 간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온 형국”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또 하나의 커다란 징검다리가 놓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때 맞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의 스웨덴 실무 회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퍼즐이 하나 둘씩 맞춰지고 있는 모양새”라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덧붙여 그는 “민주당도 문재인 정부와 함께 아낌없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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