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마음 없나?" 유찰 가능성 제기

편의점 1세대인 미니스톱 인수를 위한 입찰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매각 작업이 두 달째 감감 무소식인 가운데 업계에선 유찰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미니스톱 매각 작업이 두 달째 감감 무소식이다. 이례적 상황에 업계에선 미니스톱의 대주주인 이온그룹이 팔 마음을 접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속속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뛰어든 미니스톱 인수전 결론이 하염없이 늦어지고 있다. 본입찰이 지난해 11월20일에 이뤄졌으니 벌써 꼬박 두 달이 지난 셈이다.

당초 이온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이 약 일주일간 검토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이 가장 많은 4300억원을, 신세계가 3500억원, 글랜우드는 4000억원 내외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희망자들이 시장 예상가인 3000억원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금액을 써 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해를 넘기며 유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입찰 이후 시장에서 변수가 생기긴 했다. 편의점 근접출점 제한을 위한 '자율규약'으로 신규출점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2500여개의 점포를 한꺼번에 출점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귀해졌다는 점이다. 때문에 매도자인 이온 측은 몸값을 올리기 위해 저울질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꼭 돈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시간을 끌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에서 인수를 한다면 지금처럼 미니스톱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반면, 롯데그룹에 팔 경우 간판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꿔 달 가능성이 높다.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점주들의 이탈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들이 미니스톱의 알짜 점포들을 자사 간판으로 바꿔달려는 물밑 작업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출점이 어려워지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져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가맹본사 간에는 점포 쟁탈전이, 가맹점주들은 몸값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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