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을'의 아우성

스킨푸드 매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대표가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주 금요일 경영 악화에 시달려온 '1세대 로드숍' 뷰티 브랜드 스킨푸드가 결국 매각 수순을 밟는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사흘 만이다. 

스킨푸드 채권자 단체로 구성된 이들은 21일 낮 중구 봉래동 서울역 앞에서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의 배임·횡령을 의혹을 제기하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채권자 등은 "조 대표는 사기 경영 정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사과한 뒤 당장 경영권을 내려놓고 대표이사직을 사퇴하라"며 "스킨푸드 회생절차를 담당하는 서울회생법원은 조 대표를 즉시 채권자협의회 관리인에서 해임하고 채권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가맹점주 A씨는 "윤리는 경영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 혼자 호의호식한 게 드러났다"라며 "충격적인 갑질경영하는 조윤호는 관리인 해임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불경기에 K뷰티가 어렵다 해도 부실경영의 가장 큰 원인은 조윤호"라며 "내 보증금이라도 돌려달라"고 덧붙였다. 

현재 스킨푸드는 법정관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약 169억 원 초과, 제품 공급과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회사 경영 악화로 이어졌다.

스킨푸드와 같은 로드샵의 몰락은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특수상권(명동)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브랜드숍 전반에 걸친 내점 객수 감소와 프로모션 확대에 따른 판관비 증가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스킨푸드가 매각 수순을 밟으면서 '로드숍 몰락'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로드숍으로 알려진 브랜드는 이니스프리를 비롯, 더페이샵,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미샤, 잇츠스킨 정도다. 이들은 모두 200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고공성장을 이어가며 'K-뷰티' 열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손꼽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로드숍의 경쟁은 무의미하다"면서 "이미 1, 2위인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은 '몸집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페이스샵은 2015년 1204개를 정점으로 2016년 1138개, 지난해  1070개로 2년새 11.1% 줄었다. 미샤 역시 2014년 739개였던 매장이 2016년 716개, 올해 699개로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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