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2년 연속 ‘반도체 신화’를 이뤄냈다. 2018년 양사의 영업이익은 직전연도 대비 각각 9.8%, 52%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4분기 실적은 두 기업 모두 ‘어닝쇼크’를 냈다.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3%,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6% 증가한 15조5400억원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메모리 시장은 데이터 센터와 고성능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갔다”며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43조51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4%, 영업이익은 9.8%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돌파는 이루지 못했지만 삼성전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을 수성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확정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업계는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84조원, 영업이익 45조원 안팎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양사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감소해 반도체 고점 논란을 현실화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3% 감소한 9조9381억원, 영업이익은 32% 감소한 4조4301억원이다. 순이익도 법인세 비용 등을 반영해 전 분기 대비 28% 감소한 3조397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도 전 분기 대비 9.87% 감소한 59조원,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38.53% 줄었다.

양사의 4분기 경영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판매가격 하락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 둔화와 함께 그동안 극심했던 공급부족 상황이 해소되면서 메모리 시장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은 11%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1% 떨어졌다.

삼성전자도 “메모리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 및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속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4분기 수요가 당초 예상 대비 크게 감소했다”며 “메모리 출하량이 3분기 대비 역성장하고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 대비 확대되며 실적이 큰 폭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메모리 시장은 IT 전반의 수요 둔화,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률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양사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은 당분간 서버용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나 하반기부터는 16기가비트(Gb) 기반 제품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 플랫폼 출시로 고용량 D램 모듈 수요가 늘어나며 고객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멀티플(Multiple) 카메라 채용 등 고사양 모바일 제품 출시도 기기당 모바일 D램 탑재량 증가세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낮아진 가격에 따른 고용량 제품 판매증가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용 SSD(Client SSD)와 기업용 SSD(Enterprise SSD) 시장 모두 고용량 제품 채용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SK하이닉스 측은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메모리 사업의 경우, 하반기 성수기 영향과 신규 CPU 확산 및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수요 증가세를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용량 부품기술 강화 및 폼팩터 혁신에 대비하는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증권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메모리 업황이 지속 악화돼 1분기와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약 2조원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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