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1.24./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당대표에 불출마 선언과 함께 유력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황 전 총리 출마가 걱정이다. 친박 프레임과 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당에 대한 기여가 낮기 때문"이라며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를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친박과 탄핵 프레임은 당내 통합을 방해하고 보수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그나마 약하던 계파 논쟁이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며 보수의 앞길에 계파싸움이 걸림돌이 될 거라고 봤다.

그는 "이런 프레임 때문에 2020년 총선을 공세가 아닌 수세로 치를 가능성이 있다"며 "상대가 오히려 이쪽을 공격하는 프레임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15일 황 전 총리가 입당한 뒤 친박계 성향 의원들이 황 전 총리를 중심으로 결집 되는 양상이다. 이에 홍 전 대표는 SNS를 통해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싸잡아 비판하는 등 잠시 수그러들었던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오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오 전 시장의 문제점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지만 홍 전 대표에 대한 이야기도 당에 어떤 부담이 되는지 당원들도 잘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당 분란의 단초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책임 있는 분들, 당 기여에 확실하지 않은 분들은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당 대표가 지닌 역사적 무게와 함께 보수 단일대오 형성과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틀을 지키고 확장시킬 수 있는가를 스스로 물어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본인의 출마 관련해서는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제가 출마할 수 있겠느냐"며 "이분들이 정말 출마하겠다면 말릴 힘은 없다. 그러나 엄청난 역사적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때 출마하고 당선되면 죽을 각오로 당무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의 이같은 언급이 당 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선거의 심판자는 비대위원장이 아닌 선거관리위원회이며, 대회장의 역할을 맡은 비대위원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분은 행보가 아직 정확하지 않지만, 나중에 행보를 분명히 하면 또 한 번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언급한 유력 당권 주자들에게 당 대표 선거 대신 2020년 총선에서 험지로 출마할 것을 권했다.

김 위원장은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 홍 전 대표가) 2020년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해 당에 기여하고, 당이 새롭게 되는 데 앞장서 달라"며 "그런 각오를 다지면 저도 당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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