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사업 키우기’ 공통분모

(왼쪽부터)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 현대리바트 김화응 대표, 쿠첸 이대희 대표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유통업계는 지난해 다사다난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 역시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과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 각종 규제 등 녹록치 않은 사업 환경이 업계 고삐를 바짝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60년 만에 돌아온 2019년 ‘황금돼지해’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유통업계를 이끌어 갈 수장들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돼지띠들은 강한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있다는 옛말도 있다. 이들은 사업내실 강화뿐만 아니라 신(新)사업 성공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 1923년, 47년, 59년, 71년 ‘각양각색’

24일 업계에 따르면 황금돼지띠 CEO는 올해 환갑을 맞는 1959년생뿐 아니라 1923년생, 1947년생, 1971년생 등 유통업계에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1923년생으로 유통업계 중 최고령 경영자는 한영대 BYC 회장이다. 그 다음으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과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1947년생 돼지띠로 거론된다.

돼지띠 CEO 중 1959년생이 가장 많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여기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 이경배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현대리바트 김화응 대표, 쿠첸 이대희 대표 등이 있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1959년생 돼지띠 경영인은 롯데쇼핑 강 대표·코리아세븐 정 대표 등이다. 이들이 유통업계 강자 ‘롯데’의 신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강희태 대표는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뒤 잠실점장, 본점장, 상품본부장, 중국사업부문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번 연임에 결국 성공했다.

강 대표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분야와 인공지능(AI), 디지털혁신 등 사업 고도화 및 다각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롯데닷컴을 인수 합병해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했고 약 3조원의 투자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롯데 대표 유통 7개사의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매출을 2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정보통신·사용자경험·디자인 부문의 인재 400명도 신규 채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정승인 대표는 2014년부터 세븐일레븐을 책임지고 있다. 미니스톱 인수를 앞두고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 사업에 부담도 크지만 이전보다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만약 세븐일레븐이 인수전 승자가 될 경우 매장 수는 약 1만2000여 개로 늘어나 업계 1·2위 CU, GS25와 어깨를 엇비슷하게 맞출 수 있게 된다. 다만 새해가 밝았음에도 여전히 발표는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선 신세계,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금액을 써 낸 만큼 코리아세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이다.

이경배 대표는 정보기술(IT) 사업부문을 맡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전환’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화응 대표도 59년생 돼지띠다. 현대리바트는 홈퍼니싱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H&S와의 합병에 이어, 최근 건축자재 기업 한화L&C를 인수하며 업계 1위 한샘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매출 규모도 1조4000억원이다. 김 대표는 현대렌탈케어 대표까지 역임하고 있어 올 한해 유난히 바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이 외에도 59년생 돼지띠 CEO로 이수현 농협유통,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대표,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대희 대표의 경우 1971년생으로 ‘젊은 돼지띠’ CEO다. 비교적 젊은 나이지만 이 대표는 2015년부터 리홈쿠첸에서 분할된 쿠첸을 이끌고 있다. 

쿠첸은 올해 밥솥업체를 넘어 유아가전 수출에 주력한다. 경쟁업체인 쿠쿠가 렌털업을 신시장으로 개척했지만, 쿠첸은 유아가전 시장의 가능성을 토대로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에서 유아가전 분야 입지를 다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돼지는 재물운을 상징하고 복을 불러 온다는 속설에 맞게 유통 내수 침체 속에 장밋빛 희망을 줄 수 있을지 돼지띠 CEO들의 활약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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