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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정유업계 절반 중동 '오일머니' 손으로아람코, 현대오일뱅크 지분 최대 19.9% 인수
"사우디 원유 수입 비중 높아지면 협상력 저하"
사진 = 현대오일뱅크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국내 정유 4사 중 한 축인 현대오일뱅크가 최대 19.9%의 지분을 '아람코'에 매각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을 포함해 국내 정유업계의 절반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회사인 아람코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 셈이다.

28일 현대중공업그룹은 아람코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Pre-IPO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최대 19.9%까지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아람코의 투자가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재무건정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신사업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석유화학, 유전개발, 윤활유 사업 등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아람코와 사우디 최대 조선소 건립을 진행 중이고 연내 엔진합작법인 설립도 예정돼 있다"며 "향후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 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이뤄지면 현재 지분 91.13%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에 이어 아람코가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아람코는 이미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로 국내 정유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람코는 1991년 쌍용양회가 소유한 쌍용정유 지분 35%를 인수하며 국내 정유업계에 진출했다. 이후 쌍용그룹 해체로 나온 쌍용정유 지분 28.4%를 추가 인수하며 사명을 에쓰오일로 바꾸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2015년에는 한진그룹(한진에너지)으로부터 에쓰오일 주식 28%를 매수, 지분율을 63.41%로 높였다.

아람코는 에쓰오일 대표이사(오스만 알 감디)를 비롯해 기타비상무이사, 사외이사 등에 아람코의 인물을 앉히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에쓰오일은 원유 대부분을 사우디로부터 도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와 달리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리스크 관리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사우디가 아시아향 원유 공급가격에 대한 조정계수를 인상하면 그 여파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번 아람코의 현대오일뱅크 인수를 바라보는 국내 정유업계 시각 역시 우려가 동반된다. 향후 사우디 원유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협상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존재해서다.

정유업계 전문가들은 당장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현대오일뱅크가 사우디로 수입처를 일원화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입처 비중 변화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아람코가 경쟁사인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정보를 모두 갖게 되는 것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에 올라서게 되면 국내 정유업계는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자본의 영향을 받게 된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SK가 33.4%, 국민연금이 9.66%의 지분을 지닌 국내 기업이다. 반면 GS칼텍스는 사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미국 칼텍스(셰브런)가 지분의 50%를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에쓰오일은 아람코가 지분의 63.41%를 지니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IPO 시 지분의 최대 19.9%를 아람코가 소유하게 된다.

지현호 산업 2팀 팀장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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