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신남방특별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19.01.28./사진=대한상공회의소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청와대에 사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헬조선’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지난 29일 사실상 경질 당한데 이어,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사표 수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김 보좌관은 지난 28일 대한상공회의소 강연에서 "5060 세대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시라"고 말해 비난을 샀다.

특히 김 보좌관은 "여기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 조선'이라고 하지 말라. 여기(아세안) 보면 '해피조선'", "국문과(전공 학생들) 취직 안 되지 않느냐. 그런 학생들 왕창 뽑아 태국·인도네시아에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고 말해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에게도 비판받았다.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김 보좌관은 "신남방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며 공식 사과를 전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도 김 보좌관에 대한 공세를 펼치는 등 김 보좌관의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현철 보좌관은 오늘 출근하자마자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 보좌관의 사표를 받으며 “정부 초기 경제정책의 큰 틀을 잡는데 크게 기여했고 경제보좌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는데,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김 보좌관의 발언 취지를 보면 신남방정책의 취지를 강조하다 보니 나온 말”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 보좌관의 사표수리가 하루만에 이뤄진 배경에 대해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다는 (김 보좌관) 본인의 의사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와대에서는 고민정 부대변인의 사의 표명설이 불거졌다.

지난 29일 일각에서는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해 “고민정 부대변인이 사표를 내고 지난주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고 부대변인의 사의 표명설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고 부대변인은 30일 출입기자들에게 SNS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개인적인 이유로 이번 주까지 장기간 휴가 중에 있다”며 사의 표명설을 해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29일 출입기자단 메시지를 보내고 고 부대변인의 사표를 제출 여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고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각종 행사의 진행에 참가하며 얼굴을 비쳤다. 지난 10일에도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조 사회를 역임하며 원활한 회견 진행을 돕는 등 2년여간 문 대통령의 옆에서 부대변인 역할을 해내왔다.

고 부 대변인은 지난 21일부터 연차를 쓰고 휴가 중인 것으로 전해져, 설 연휴 직후부터 다시 출근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7일 청와대에 사직서를 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역시 지난 29일 "사직서가 정식으로 수리됐다는 소식을 오늘 들었다"며 사표 수리 소식을 전했다.

탁 행정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맡은 일을 그만둔 뒤 여러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걸려오는 전화를 내내 안 받는 것도 고역이어서 이렇게 간단히 소회를 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행정관은 "돌이켜보면 2009년 노무현 대통령님의 서거 이후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님과의 인연이다. 만감이 없을 수 없다"며 "소회를 굳이 말한다면, 길었고, 뜨거웠고, 무엇보다 영광스러웠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그간 저를 향했던 칭찬과 비난이 있을 때마다 입을 닫았던 이유는, 일하는 사람은 일로써만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능력이 없기에 일 자체로서 표현하려는 입장 밖에는 가질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지난 일들에 대한 평가는 칭찬이든 비난이든 달게 받겠다"고 토로했다.

탁 행정관은 “앞으로 무얼 하겠냐는 질문들이 많다"며 "일단 제 스스로에게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업무와 연관된 기업의 취업도 제한되니 천천히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일전에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을 대통령님 일정으로 살펴 본적이 있었는데, 내용 좋은 청년들의 신제품이 홍보와 마켓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다"며 "쉬는 동안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무료 컨설팅 등으로 제가 얻은(?) 공적영역에서의 경험과 무형의 자산(?)을 좀 보탤까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탁 행정관의 사표 수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수리가 안 됐다"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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