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우미 동반해 ‘음주가무’ 즐겨…조합장 “사전에 몰랐던 일” 주장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경북 상주원예농협임원들이 국내 선진지 견학 중 여성도우미를 동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견학에 참여한 조합장이 임원들에게 거짓 증언을 하도록 회유했다는 폭로까지 나와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상주원예농협 김운용 조합장과 임원 10여명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우수농협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2차례 국내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원미상의 여성 10여 명이 함께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들은 한 임원의 주선을 통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농협을 둘러보는 대신 오전부터 관광버스와 횟집 등에서 음주가무를 즐겼고, 여성들을 데리고 노래방까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견학에 참여한 인원들 사이에서 ‘묻지마 관광’에 대한 소문이 돌자 상주원예농협 노조가 감사를 요구하면서 모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특히 김 조합장 및 임원들은 견학에 여성들이 동행하는지 몰랐고, 추가 소요된 비용은 당사자들이 10만원씩 더 부담을 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이 역시도 견학에 참석한 한 임원의 양심선언으로 거짓임이 밝혀졌다.

양심선언을 한 임원은 “김 조합장이 함께 견학을 간 임원들을 불러 허위증언 하도록 회유했다”면서 “예산총회를 앞두고 조합 돈이 아닌 우리 임원들 돈을 쓴 것으로 말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상주원협 노동조합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합장 및 임원진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상주원협 본점과 공판장에 ‘불법을 자행하는 조합장 및 이·감사는 즉각 사퇴하라’, ‘함량미달·자격미달 임원 사퇴하라’ 등의 현수막을 내거는 등 책임 추궁에 나선 상황이다.

상주원협 측은 “견학 중 예정에 없던 여성들이 동행한 것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사건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김 조합장은 견학에 여성들이 동행하게 된 것은 상임이사가 주도한 일이며, 자신은 견학을 떠나기 전까지 모르고 있던 부분이라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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