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하나금융’ 롯데카드 인수 타진…롯데손보 관심은 ‘미지근’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15곳 이상의 업체가 뛰어들었다. 특히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 등이 참여하면서 향후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인수 예비입찰에 한화그룹, 하나금융지주 등 10여개 업체가, 롯데손보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를 비롯한 6∼7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카드와 달리 같은 날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은 당초 관심을 보였던 BNK금융지주가 발을 빼면서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는 모양새다.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빅3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 중견 손해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과 한화투자증권에 이어 카드사를 확보함으로써 금융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한화생명 내에 태스크포스를 꾸려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를 검토해 왔다. 특히 한화는 갤러리아 백화점이라는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 롯데카드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롯데카드 인수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현재 카드업계 순위가 고착화한 상황에서 중위권에 머무는 하나카드가 롯데카드와 합치게 되면 중상위권 도약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비은행권 부문 강화도 꾀할 수 있게 된다.

그간 유력후보로 꼽혔던 KB금융지주는 인수전에서 빠졌다. KB금융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계열사인 KB국민카드를 업계 1위로 끌어올릴 수 있고, 업계 라이벌인 신한금융지주와 격차도 벌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수전에 참가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침 속에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은데다가 KB국민카드만으로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불참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손해보험 인수 예비입찰에는 기대를 모았던 한화그룹과 BNK그룹이 모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재무적 투자자를 중심으로 6~7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응찰 업체가 전체적으로 적진 않지만 롯데카드에 비하면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롯데손보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IFRS17 체제에서는 보험부채의 산정방식이 시가평가로 전환되고 수익을 인식하는 방식도 달라져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57.63%로 당국의 권고치(150%)를 웃돌지만 경쟁사에 비해 낮은 편이다.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하더라도 IFRS17에 대비해 자본을 늘려야 해 돈이 추가로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수비용이 더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저울질하다가 롯데카드 예비입찰에만 들어간 것은 롯데손해보험이 지닌 이런 한계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의 경우 한화손보와의 업무 시너지 효과가 의문시되는 데다 인력 구조조정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BNK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롯데손보 인수를 통한 보험업 진출을 검토해 왔다. 특히 방카슈랑스와 해운특화 금융 부문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2022년 시행 예정인 새 회계기준(IFRS17) 등 보험환경 변화와 BNK금융의 자본 적정성 등을 고려해 결국 인수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BNK금융 관계자는 “롯데손보 인수에 대해 마지막까지 검토했지만, 종합적인 판단으로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