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정치판, 기업만 '피멍'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제주도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카지노 산업 새 판짜기에 제동이 걸렸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 의회가 카지노 대형화를 막는 법안 추진에 나선 것이다. 규제를 풀어 기업 경영 활동을 지원한다더니 없던 규제를 만들어 기업을 옥죄고 나선 셈이다.

7일 한국카지노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도 의회는 지난달 28일 건물의 대수선·재건축·멸실 등 불가항력에 의한 경우에만 카지노사업장 이전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카지노업 관련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대해 한국카지노관광협회는 '제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이전을 사실상 원천봉쇄하는 내용의 도 조례 개정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해당 개정안은 관광산업 육성 및 관광 진흥이라는 상위 규범의 입법 목적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 카지노 사업자의 영업장소 선택권 박탈은 목적 달성의 수단지 지나치게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카지노협회는 제주도 의회에 관련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는 "세계적인 관광지 제주도가 지속 발전하려면 오히려 복합리조트 등 관광인프라를 더 조성해야 하는데 이를 역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위임 입법 일탈, 법률유보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하는 등 법률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아시아권에서는 국가차원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대형화, 테마화,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마카오,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등은 외국 자본이 투자된 대형 복합리조트를 운영하거나 건축 또는 계획 중이다. 일본은 지난해 복합리조트 IR법안을 통과시켰다. 2020년 도교올림픽, 2025년 오사카 세계박람회를 기점으로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통해 관광 선진국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제주도는 이로 인해 카지노 매출이 약 30% 감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카지노산업의 고용창출 효과도 입증된 바 있다. 산업별 고용유발계수(2013년 기준)를 보면 전산업이 8.17명, 제조업은 5.07명인데 반해 서비스업은 11.04명(2015년 한국은행 발표)으로 제조업보다 1.5배가량 높다.

관광산업 중 복합리조트의 청년 고용창출 효과도 최소 2만3200명에서 최대 6만2640명으로 추정된다는 보고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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