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신한금융 ‘리딩뱅크’ 경쟁도 관심 집중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설 연휴가 끝나고 은행권의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왔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 확실시 되는 은행권은 저마다 ‘역대급 실적’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하나금융지주가 일찌감치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오는 8일 KB금융, 11일 우리·기업은행, 12일 신한지주 등이 차례로 지난해 연말 결산 실적을 발표한다. 농협금융지주도 오는 11일부터 15일 사이에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작년 연간 연결당기순이익이 2조2402억원으로 2005년 하나금융 설립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2017년보다 10%(234억원) 증가했다. 4분기 순이익은 3481억원이었다.

작년 이자이익(5조6372억원)과 수수료 이익(2조2241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은 전년 대비 10.5%(7443억원) 증가한 7조8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지주 출범 이후 최대다.

최대 관계사인 KEB하나은행은 4분기 순이익 3352억원, 작년 연간 순이익 2조92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이자이익(5조2972억원)과 수수료 이익(8384억원)을 합한 핵심이익은 6조1356억원으로 전년 대비 9.2%(5179억원) 증가해 통합은행 출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KB·신한·우리은행 등 4대 은행그룹 모두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조24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리딩뱅크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지난해 예상 당기 순익은 각각 3조4791억원, 3조2588억원으로 나란히 3조 클럽 달성이 유력하다. 두 금융사가 동시에 순익 3조원을 달성하는 것은 최초이다.

지난해 9년간 지켜오던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에게 내준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를 통해 리딩뱅크 탈환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 M&A 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신한금융이 경쟁사인 KB금융의 적극적인 M&A를 지켜보면서 인수합병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오렌지라이프의 작년 예상 연간 순이익은 약 3400억원으로, 지분율 59.15%의 신한금융은 약 2000억 원의 당기순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KB금융과의 당기순이익 차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치다.

향후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의 나머지 지분도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이 온전히 신한금융 실적으로 반영돼 KB금융을 여유 있게 따돌릴 수 있게 된다.

국내 금융사 최초로 2년 연속 순이익 ‘3조 클럽’ 달성이 유력한 KB금융도 신한금융의 거센 추격에 맞서 1위 수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위 경쟁을 통해 두 그룹 모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이 발표되고 나면 ‘리빙뱅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주요 금융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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