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공식 페이스북 계정 캡쳐.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A교수가 학생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 피해 학생이 해당 교수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자신을 성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B씨는 지난 6일 각각 스페인어와 영어, 한국어로 쓰인 대자보를 서울대에 게시했다. 

B씨는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에서 일어난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다"며 "대학원 과정 4년 동안 성추행 및 여러 성폭력 케이스,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피해자가 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A교수가 스페인에서 열리는 학회에 함께 갈 것을 강요했다”면서 “매일 밤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고 호텔의 자기 방에서 같이 라면을 먹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호텔 바에서 허벅지 안쪽에 있는 화상 흉터를 보고 싶어 했고 안된다고 했는데도 스커트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버스에서 자고 있을 때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수시로 어깨와 팔을 허락 없이 주무르기도 했다"며 "남자친구를 사귀려면 사전에 허락을 받을 것을 요구하는 등 사생활을 통제하려 했다”고 적었다.

또한 B씨는 서울대 인권센터가 A교수에 정직 3개월 권고를 내린 것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모든 증거와 17명이 넘는 사람들이 작성한 진술서에도 불구하고 3개월 정직 권고라는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렸다”며 “제 바람은 그가 파면돼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도 공식 SNS에 입장문을 게시해 A교수에 대한 파면을 촉구한 바 있다.

학생회 측은 “사회대 H교수 사건으로 학생사회는 힘겨운 투쟁을 해왔다. 촛불을 들고 문 앞까지 찾아가도, 추운 바람 속에서 천막을 지켜내도, 꿈을 포기하고 자퇴서를 제출해도 정직 3개월 그 다섯 글자는 어찌나 단단한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계속된 징계규정 개정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것은 본부이고, 인권센터가 서어서문학과 A교수에게도 다시금 정직 3개월을 권고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새로 부임할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과 그가 구성할 징계위원회는 반드시 A교수를 파면하라. 또한 서울대학 본부는 교원징계규정을 개정하여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A교수는 해당 의혹들에 대해 "과장되고 왜곡됐다"며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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