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8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외교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출처: NHK 홈페이지 캡쳐) 2018.01.28./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본 국왕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말한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고노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11일 아사히 신문보도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지난 10일 필리핀 방문 중 기자들을 만나 문 의장의 외신 인터뷰 내용과 관련 “발언에 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한일협정으로 완전히, 최종적으로 정착됐다고 믿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올바른 인식에서 발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정부로부터 “발언이 본래의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8일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에 대해 "한마디면 된다.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 또는 곧 퇴위하는 일왕이 사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 의장은 또 현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이라고 칭하면서 “그 분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한 마디 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키히토 일왕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항복’ 선언을 한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아들로 오는 4월 퇴위를 앞두고 있다.

이후 일본 언론들은 문 의장의 이 발언을 일제히 주요기사로 보도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들은 특히 문 의장이 일왕을 언급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각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초계기 레이더 사건 등 악화일로인 양국 간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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