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를 찾은 손석희 JTBC 사장이 조문하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2018.07.24./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손석희 JTBC(63) 대표이사를 둘러싼 폭행·배임 등 의혹 수사와 관련해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11일 오전 출입기자단과의 정례 간담회를 통해 “(양쪽 간)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이라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출석 일자 등을 조율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 대표가 공인이라 스케줄이 많아 (출석) 일정을 조율하는 데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저희로서는 신속하게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손 대표의 출석 일정을 비공개할 방침이나 조만간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번 논란은 프리랜서 기자 김모(49)씨가 지난달 10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2017년 4월16일 손 대표가 경기도 과천시 한 주차장에서 낸 교통사고 관련 취재 중 손 대표가 기사가 나가는 걸 막고 회유하기 위해 JTBC 작가직을 제안했으며, 이를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JTBC측은 지난달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씨의 취업 청탁을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흥분하기에 ‘정신 좀 차려라’라며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손 대표는 김씨를 공갈 미수와 협박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이어 김씨는 지난달 27일 손 대표가 2년 간 월 1000만원 수입을 보장하는 용역계약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가 타고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해 손 대표의 사생활 논란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이후 김씨는 지난 7일 손 대표를 협박·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부지검에 추가 고소했다.

마포 경찰서는 김씨가 신고한 손 대표의 폭행 의혹, 손 대표가 고소한 김씨의 공갈미수·협박 혐의, 손 대표의 배임·배임미수·협박·명예훼손 혐의 등을 모두 병합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경찰 수사의 쟁점은 '사고','협박ㆍ채용청탁','동승자','폭행' 여부이다.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펼치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장기전이 예고된다.

한편 손 대표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산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출신 최세훈 변호사 등 법무법인 지평 소속 변호사 3명을 선임한 이후 법무법인 다전 소속 변호사 7명을 추가로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 치열한 법정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손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이들은 서로 피고소인이자 고소인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경찰 수사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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