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우조선 노조, '파업' 으름장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시작부터 삐꺽거리고 있다. 아직 최종 인수자로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인수 결사 반대'를 외치며 파업 불사 의지를 밝혀서다.

11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내소식지를 통해 "지난 4년간 고용불안에 시달려온 조합원들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예상되는 제2의 구조조정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사측은 조합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총고용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수 과정에 노조의 직접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며 "노조를 배제하고 밀실에서 은밀히 추진해온 점을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도 이날 노보를 통해 "오는 13일 임시대의원대회을 열어 쟁의행위를 결의하고 18~19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다"며 "현대중공업 지부와도 매각 공동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과정에서 양 노조의 공동 파업 가능성을 피력하며 반대 수위를 높여가는 분위기다.

현재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후 삼성중공업에 인수제안서를 보낸 상태다. 인수의향자를 미리 확보한 후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최종 인수자 선정에 나선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회신 기한은 오는 28일까지다. 산은은 오는 3월 4일까지 제안서를 평가해 인수자를 결정하고 8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불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토할 시간도 촉박하고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선업을 키울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 않아서다.

삼성중공업측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제안을 받고 검토 중으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에서는 빅2 체제 재편이 조선강국 부활을 위해 긍정적이란 시각이 대다수다. 수주 경쟁에 있어 국내 기업간 불필요한 경쟁이 줄고 중복된 연구개발로 인한 비용 감소 등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다만 양사 노조가 우려하는 데로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은 제기된다. 중복투자에 따른 비효율 제거를 위해 설계, 영업, 연구 등 중복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31일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한 지주사로 편입되는 병렬적 구조로 합병이 아니기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필요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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