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리 경정장/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국민체육진흥공단(공단)이 남는 예산을 음료수 사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세금 낭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그 배경이 주목된다.

11일 YTN은 미사리 경정장에서 음료수 한 캔당 단돈 300원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민체육공단은 2016년 말, 매점 예산이 3억 원 넘게 남자 음료수 2억3천만 원어치를 구입했다. 이는 매점 1년 예산의 절반이 넘는 규모로 음료수 53만 개에 이른다.

결국 대량 구매한 음료수의 대부분이 재고로 남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하자 가격을 대폭 낮춰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YTN은 보도에서 “예산이 남으면 인사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이듬해 예산이 깎일 것을 우려해 담당자가 엉뚱하게 세금을 써버린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를 두고 ‘세금 낭비’ 논란이 제기된 상황. 일각에서는 ‘방만한 지출’ 이라는 지적도 거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수 양성에 쓰일 수 있었던 예산이 아닌가라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 

이에 공단 측 관계자는 “감사 결과를 보고 문의한 결과, 예산 집행율로 내부 성과 평가를 받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예산 사용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선수 양성에 쓰일 수 있었던 예산을 음료수 사는 데 써버려 환수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음료수 등 상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예산과 선수 양성 등에 사용되는 예산은 따로 구분돼있다”면서 “예산을 낭비한 만큼 공단이 선수 양성 지원에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국고를 지원받지 않고 경정, 스포츠 토토 사업 등 자체 사업을 통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세금 낭비라고 보는 것은 조금 애매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자체 감사결과 음료수 대량 발주 논란이 부적절하게 사용된 기금인 것을 확인했고 이에 감사실에서 해당 담당자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미사리 경정장은 임시 휴장을 마치고 오는 20일 재개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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