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은 공격적인 프로모션에도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 배당도 2년 연속 기대 이하를 기록하면서 주가 역시 급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은 유태열 GKL 사장이 부진했던 첫해 성적을 뒤집으며 턴어라운드를 이끌지 귀추가 집중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KL은 지난해 매출액 4803억원, 영업이익 1051억원, 순이익 7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2%, 2.9%, 3.5%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연말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중국인 VIP 중심으로 드롭액이 크게 늘었지만, 홀드율이 저조해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에 따른 판촉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드롭액은 카지노 손님이 현금을 칩으로 변환해 게임에 투입한 금액이다. 홀드율은 드롭액이 매출로 이어지는 비율을 뜻한다. 

부진한 실적보다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준 부분은 배당이다. GKL은 이날 보통주 1주당 580원 규모의 결산 현금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간배당액이 주당 710원으로 시장 추정치(830원)를 크게 밑돈 것이다. 시가배당률은 2.29%다.

증권가에서는 2017년에 이은 2년 연속 '배당 쇼크'라며 GKL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러한 결과는 주식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12일 GKL 주식은 1주당 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3.77%나 하락한 수치다. GKL 주식은 지난해 2월 배당 쇼크로 급락을 거듭, 3월 2만25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올해 입장객 162만4000명 유치·매출목표 5200억

유태열 사장은 취임 첫해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올해는 신흥 고객층 공략과 마케팅 다양화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 계획이다.

올해 경영목표로 유태열 사장은 입장객 162만4000명 유치, 매출액 5200억원 달성, 자금세탁방지 정부종합이행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청렴도 1등급 달성을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유태열 사장은 몽골, 대만, 동남아 등 신흥 시장 관광객 증가에 따라 신규 고객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인바운드 여행사, 면세점, 공연장 등과 업무 제휴를 맺고 도심관광과 연계하는 형태로 시너지 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여기에 세븐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해 소액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전자테이블 게임과 비디오 게임 등을 확충하고 각 영업장 고객 편의 시설을 개선할 방침이다.

유태열 사장은 지난달 경영혁신회의에서 "2019년은 카지노 사업 내실화, 협력 및 공유를 통한 도심관광 활성화, 공공성 강화를 통한 국민신뢰 제고에 역점을 두는 한 해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GKL이 프로모션 강도 조절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을 통해 연간 매출, 이익, 수익성 모두 턴어라운드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민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KL은 올해 홀드율을 최근 3년 평균(12.5%) 대비 낮은 11%로 가정했을 때 luck factor인 만큼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실적 개선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며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만2000원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GKL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2년 연속 연 700원대 배당은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며 "일시적인 프로모션을 염두하면 홀드율은 올 2분기부터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