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화 기자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자유한국당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타이틀로 6.13 지방선거의 참패를 참회한지 반년 넘게 흘렀다. 선거 직후 홍준표 전 대표는 책임을 통감하며 대표직을 사퇴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었다.

지난 박근혜 정권이 국정농단으로 대국민 촛불시위를 일으켰고 결국 탄핵의 결과를 맞았다. 동시에 자유한국당도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지도부의 참회에도 지지율은 지지부진 했다.

그런 자유한국당에게 ‘황교안’이란 카드가 생겼다. 박근혜 정권 당시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황교안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것. 흩어진 친박세력과 지지층이 결집하기 시작했는지 한국당의 지지율도 30%를 회복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한국당은 반년전의 참패를 하루아침에 잊은 듯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의 이른바 ‘5.18 망언’이 불거졌다. “폭동인 5‧18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 등의 발언이 김 의원과 이 의원의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공청회’에서 쏟아졌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같은 ‘망언논란’에 대처하는 한국당의 자세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 위원장은 당 내 문제라고 선을 긋는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해석의 차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당연히 비난의 여론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결국 한국당 측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하루 만에 세 의원을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그나마 이건 다행인 편이다.

특히나 2.27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김진표 의원은 당권후보인 동시에 ‘5.18 망언’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더욱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할 입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앞만 보고 가겠다"며 "나를 심판할 수 있는 건 전당대회에서 당원이지 윤리위원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12일 아무 일 없다는 듯 당권 주자 자격으로 광주를 방문하기까지 했다. 당연히 광주시민은 김 의원을 향해 거친 항의를 쏟아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끝내 광주시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국민의 밑에서 뭐든 할 것처럼 “저희가 잘못했습니다”하던 한국당은 결국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새로운 보수 노선을 개척해나가도 모자랄 판에, 도리어 아물지 않은 국민의 상처를 후벼파는 한국당의 미래가 어둡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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