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점주 갈등 해소’ 시급

BGF리테일 박재구 대표이사가 편의점 사업의 핵심인 ‘가맹점주’의 갈등으로 고심이 적지않아 보인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편의점 업계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주요 편의점들이 ‘시름’을 앓고 있는 상태다. 이에 업계 대부분은 가맹점주들과의 상생 강화에 나선 상태다.

최저 수입을 보전해주는 각종 방안이 제기된 가운데 특히 심야 영업과 명절 휴무 등을 자율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조건 변경도 추진된다.

이런 ‘상생’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최근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가맹점주와의 마찰로 인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결국 관리‧운영 책임의 꼭짓점 BGF리테일 박재구 대표이사의 고심이 적지 않아 보인다. 편의점 사업의 핵심인 ‘가맹점주’의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면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기업 이미지 추락은 덤일 수 있단 전망이다.

◆ “제발 같이 좀 삽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과 CU편의점 가맹점주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 까지 해당 사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맹점주들의 절규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CU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편의점본부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본사와 점주 간 수익 역관계가 심화돼 점주는 빈곤해지고 본사만 살찌우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다.

CU 가맹점주들은 폐점 위약금, 무분별한 출점, 24시간 영업, 최저임금 인상분 분담 등에 대한 악영향을 이 자리에서 토로했다.

실제 CU 점포는 2007년 3,635개에서 2017년 1만2,372개로 3.4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 매출액은 3.6배 뛰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7.4배, 5.7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점주는 본사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이 꾸준히 증가한 기간 자신들의 실질 매출은 급감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 CU 점포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7%에 그쳤고, 이는 같은 기간 누적 물가 상승률인 25.18%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 같은 불공정한 구조에 대해 CU가맹점주협의회는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지속적으로 사측에 요구해왔지만 본사는 이를 거절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함께 ‘가맹점주 피해 사례 발표 및 현안 간담회’ 자리를 통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가맹점 대상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 이 같은 점주 입장을 감안해 본사 차원의 적극적 대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표를 비롯한 본사의 이 같은 ‘상생’ 의지 천명에도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되레 높아진 상태다.

일각에선 박 대표 입장 표명 이후에도 본사-점주 간 상생을 위한 그 어떤 실질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상생 협력을 위한 본사 노력에 의구심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BGF리테일 관계자는 <본지>에 입장 자료를 보내  "당사는 지금도 가맹점의 어려움을 경감시키기 위해 수백억의 상생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추가로 최저임금 인상분 50% 부담 등의 과도한 요구는 받아들 일 수 없는 부분이다"고 해명했다. 영업이익 대부분을 투입할 정도의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점포가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사측도 제도권 내에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해결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영업이익률 떨어져

이런 가운데 BGF리테일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4.7% 증가한 1,895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BGF리테일은 2017년 11월 1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BGF에서 인적분할됐다. 이에 지난 한 해 활동을 2017년 11월~12월 두 달 간 비교한 실적을 공시한 탓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7,758억 원으로 515.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451% 증가한 1541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떨어졌다. 2015년, 2016년 영업이익률은 4.2% 수준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2018년에는 3.3%에 그쳤다. BGF리테일 측은 가맹점 상생비용이 발생돼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점주와의 갈등 해소가 박 대표의 시급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 주도로 타업체들의 점주와의 상생 방안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점주 갈등이 심화될 경우 BGF리테일의 실적‧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현재 굳건한 1위 편의점 업체 CU가 이른바 ‘점주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 우위의 변동 가능성마저 전망된 가운데, 박 대표의 향후 행보에 업계 귀추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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