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약 30년 만에 배분되는 인천~몽골(울란바토르) 운수권의 주인은 누가 될까. 이달 말 배분이 예고되는 몽골 노선의 운수권 향방을 두고 국내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인천~몽골 증대운수권 배분은 1991년 노선 개설 이후 처음으로, 항공 업계 최대 화두다. 지난달 한·몽 양국은 항공회담을 통해 해당 노선의 운수권을 약 70% 증대키로 했다.

협정에 따라 한국 항공사의 인천~몽골 노선 공급석은 기존 1656석에서 2500석(▲844석)으로 늘어난다. 현재 대한항공이 주6회 운항 중인 인천~몽골 노선은 복수 항공사 취항이 가능해져 최대 주9회까지 운항할 수 있게 된다. 양국은 현재 에어부산이 주2회 운항 중인 부산~몽골 노선도 주3회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다수의 항공사들은 이번 인천~몽골 운수권을 너도나도 환영하고 있다. 인천~몽골 노선은 항공사들이 꼽는 알짜 중의 알짜 노선으로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이 운수권을 신청한 상태다.

몽골을 여행하려는 관광객은 지속 늘고 있으며 한·몽을 오가는 비즈니스·노동 인구 수요도 탄탄하다. 몽골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70~80% 선이며 성수기에는 90%를 상회하고 있다. 한·몽 간 항공수요는 지난해 기준 약 33만명으로, 연평균 약 11%씩 증가하고 있다.

지속된 수요에도 그동안 인천~몽골 노선은 양국 각 1개의 항공사만이 운항 가능한 소위 ‘독점노선’으로 유지돼 왔다. 이로 인해 성수기 항공권 가격은 최대 100만원 이상 치달았으며 만성적인 항공권 부족이 발생하는 등 승객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어 왔다.

지난해 9월 개정된 국제항공운수권 배분 규칙에 따르면 증대운수권을 배분할 때는 1개 항공사가 주6회 취항한 노선의 경우, 신규 항공사를 선정해야 한다. 또 신규 항공사를 선정한 경우에는 최소 주3회를 우선 배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인천~몽골 운수권은 1개의 신규 항공사가 확대된 주3회를 모두 가져가게 될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대형 항공기를 통한 좌석 운영의 효율성을 근거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형항공사의 독과점 해소와 시장 가격 하락 효과를 내세우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수익 노선 취항의 기회를 맞이한 다수 항공사와는 달리 대한항공은 앞으로 인천~몽골 노선에서 신규 항공사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대한항공은 운수권을 추가로 받을 수 없어 수요에 따라 노선 임시 증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CC가 인천~몽골 노선에 투입되면 해당 노선을 저렴한 운임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CC 업계 관계자는 “과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LCC가 취항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떨어졌다”며 LCC 투입의 기대 효과를 피력했다.

하지만 LCC가 보유한 항공기는 최대 189석으로 주3회 운항(567석)하더라도 추가 확보한 844석을 다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추가 좌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회당 280석 공급이 가능한 자사가 인천~몽골 노선 운항에 최적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복수 항공사 취항에도 대한항공이 인천~몽골 항공권 가격을 쉽게 내리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어느 항공사가 노선에 뛰어들더라도 가격 경쟁은 이뤄져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인천~몽골 노선의 합리적인 운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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