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 확대…최대 주주는 ‘삼성생명’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삼성카드가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당 성향을 확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카드의 배당 확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주당 1600원, 총 1708억7649만원 규모의 지난해 배당금을 결정했다. 보통주 시가배당율은 4.4%다.

삼성카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주당 1500원을 현금 배당했지만 지난해 배당 인상으로 배당금 총액이 전년(1644억1604만원)대비 64억원 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삼성카드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부진하면서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의 비율인 배당성향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3453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조 3542억원, 영업이익 4786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0%, 5.3%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줄어들었는데 배당금이 높아지다 보니 배당성향이 직전 해 42.5%에서 7%나 오른 49.5%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배당금이 소액주주보다는 지주사나 대주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를 꼬집으며, 삼성카드의 배당 확대가 ‘대주주 배당 몰아주기’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재 삼성카드의 최대 주주는 지분 71.88%를 보유한 삼성생명이다. 기타 소액주주지분은 21.27%에 불과하다. 삼성카드의 배당금 1708억원 가운데 무려 1230억원(71.88%)이 삼성생명으로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지속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 및 영업환경 악화로 카드업계가 전반적인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삼성카드 역시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주주인 삼성생명에게 배당을 퍼줄 것이 아니라 불황에 대비해 사업 다각화 및 내부 유보금을 늘려야 될 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의 연이은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로 카드업계는 수익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올해 들어 수수료율이 대폭 내려 일부 카드사는 연간 기준 적자가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초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도 “올 한해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순이익 감소폭이 1000억원 중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번 배당 성향 확대는 대주주 친화정책의 일환”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주주 배당 몰아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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