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순손실 220억…인터넷은행 진출 시 ROE 하락 전망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사진=키움증권>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키움증권이 작년 4분기 예상치 못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이 동반 부진한 실적을 냈다지만 키움증권의 적자 규모는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자회사를 급격히 늘렸지만, 이 자회사들이 실적 악화를 겪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으로 이어졌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작년 연결 기준 ROE는 10.7%로 전년 대비(17.2%) 6.5% 하락했다. 업계에서 높은 ROE를 자랑하던 키움증권은 지난 2015년(18.7%)과 비교하면 3년 새 8%나 하락하며 꾸준히 내리막을 타고 있다.

키움PE,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저축은행, 키움인도네시아,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키움증권의 주요 종속회사들 모두 실적이 하락했다. 이 가운데 PEF 운용사인 키움PE의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전년 대비 85%나 급감했다.

자회사들의 부진으로 키움증권은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5% 감소한 289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1932억원으로 전년(2402억원) 대비 19.5% 감소했다. 특히 시장 변동성 확대로 지난해 4분기 2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분기(485억원) 및 전년 동기(762억원) 대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키움증권 측은 “증시 조정에 따른 운용부분 손실 발생과 시장거래 대금 감소로 인한 수익감소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진출을 본격화하고 컨소시엄 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교보생명, SBI홀딩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나금융, 신한금융, SK텔레콤 등도 인터넷은행 사업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제3인터넷은행 인가전은 키움증권·교보생명·SBI홀딩스 컨소시엄, 하나금융·SK텔레콤, 신한금융·토스 컨소시엄과 함께 3파전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추진 중인 인터넷은행 진출이 성사되면 ROE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키움증권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ROE는 지난 2015년 18.7%를 정점으로 작년 10.7%까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은 증권 자기자본투자(PI)부문의 수익이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벤처캐피탈(VC), 투자조합펀드 등 자회사에서의 손실폭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순 브로커리지 플랫폼을 탈피하려는 회사의 전략은 일견 타당하나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 고통은 증가할 것”이라며 “실제 인터넷은행 진출이 성사될 경우 ROE 하락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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