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선월택지개발 예정지구 전경./사진 = 중흥건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전남 순천시가 특정 건설사에 학교신설 기부를 강요한 데 이어 택지개발지구 사업 협의 절차를 미루는 등 민간 기업 옥죄기에 나섰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14일 중흥건설은 지난 13일 순천시가 낸 보도자료를 정면 반박하며 삼산중학교 착공 논란과 관련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순천시는 현재 신대지구 이설을 추진 중인 삼산중학교 착공 지연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중흥건설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중흥건설이 삼산중 이설 협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3사업자 선정 등을 강구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순천시는 "중흥건설이 선월지구 하수종말처리장 문제를 삼산중학교 이설 사업과 결부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하수종말처리장 문제도 개발행위자인 중흥건설이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건립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순천시는 전남도교육청, 중흥건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과 2017년 11월 30일 순천 신대지구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삼산중학교 이설을 주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2020년 3월 중학교 28학급 개교를 위해 공사비 140억원을 들여 학교시설을 건축한 후 학교부지 2만453㎡를 포함 학교건물을 전남도교육청에 기부해야 한다.

대신 순천시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기존 삼산중학교 용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적 지원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중흥건설은 삼산중학교 이설 공사를 위해 순천시에 선월지구 택지의 하수처리 방법에 대한 협의를 마쳐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순천시는 2년이 넘도록 협의 절차를 미루고 있다.

중흥건설측은 삼산중 이설 협의를 할 때 자신들이 개발을 맡은 선월지구의 하수처리까지 고려해줄 것을 순천시에 요청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협약서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순천시와 삼산중 이설을 논의하면서 선월지구 하수를 순천 신대지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근거로 순천시가 신대지구개발당시 선월지구 발생 하수까지 고려해 당초 400mm 하수 압송관을 600mm로 관경을 높여 설치하라고 허가한 것을 제시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2017년 7월 당시 전영재 순천시 부시장이 중흥건설 사옥으로 찾아와 1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중학교 이설 건축비 기부를 부탁했다"며 "이 자리에서 선월지구 하수 처리 문제를 신대지구 하수처리시설과 연계를 분명히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선월지구는 60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하루 평균 6000여톤의 생활하수 발생이 예상된다. 이에 중흥건설은 100억원가량의 원인자 부담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삼산중학교는 내년 3월 개교예정이다. 서둘러 공사 착공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삼산중학교 관련 민원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학교부지와 설계서 등이 모두 중흥건설 소유인데 순천시가 제3의 사업자 선정 등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실상 협박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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