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주식 매도 의혹 이어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 출마 논란까지

제이에스티나 김기문 회장 오너 일가와 회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전에 주식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코스닥 상장사 제이에스티나(옛 로만손)는 티아라티아라(왕관형 장식)과 김연아 선수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김연아를 모델로 영입하면서 입소문 효과로 마케팅은 물론, 사업 성장에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 등 업계 경쟁 심화에 매출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간 잘 나가던 시절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제이에스티나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기문 회장 오너 일가가 주가 급락 직전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한 정황이 포착되며 불공정 거래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악재에 주가도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 조사까지 임박한 상태다.

 ◆ 주가 급등락 “어쩌나”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제이에스티나의 최근 거래 등에 대해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더불어 남북경협 테마주 흐름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이에스티나 오너 일가와 회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전에 주식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제이에스티나는 남북 경제협력 수혜 종목으로 부상했다. 대북 관계 훈풍의 여파로 연초 대비 70% 가까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회장 일가는 최근 전체 보유 주식의 절반에 해당하는 회사 보유 주식 70억 원어치를 처분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석 대표이사와 김 회장의 장녀 김유미 씨, 차녀 김선미 씨 등 특수관계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총 54만9633주(3.33%)를 매각했다. 당시 처분 단가 8790~9440원이었다.

그리고 같은 날 장 마감 후 회사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8억5천만원의 영업손실이 났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77% 확대됐다는 부정적 내용이 공시된 셈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73억 원으로 9% 감소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억4000만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회사가 실적 악화 사실을 공개하기 전 미리 주식을 판 것으로 보고 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거나 손실을 피하는 행위는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될 경우 형사처벌이 부과된다.

게다가 차익 실현을 꾀한 오너 일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의심된다는 지적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주가도 이 같은 부정적 여론을 반영하듯 하락세를 띄고 있다. 현재 주가는 전 거래일 7560원 대비 260원(3.44%) 하락한 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제이에스티나 주가는 4.10%까지 급락한 상태다. 악재가 속출하면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주식 매각과 관련, 제이에스티나 측은 브랜드 리뉴얼을 위한 운영자금의 확보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본지>는 이에 대해 보다 상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제이에스티나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끝내 그 어떤 해명도 듣지 못했다.

◆ 중기중앙회장 출마나서 

중소중기업중앙회 회장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김 회장 또한 후보자로 최근 등록한 상태다. 그는 제23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중기중앙회 회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경제 5단체장 중 한 명으로 권한이 막강하며, 특히 기업 대표가 회장 타이틀을 손에 거머쥐었을 경우 해당 기업은 물론, 관련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기중앙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이를 통해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을 시장에 알렸고 그 연쇄효과로 해당 기업의 주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해당 후보들의 기업 주가는 급등했다. 특히 지난달 제이에스티나 주가는 종가기준 주당 평균 5550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2일 8190원에 거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달 동안 무려 47.6% 상승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김 회장은 출마를 선언한 후 자사주 주식 매각을 결정해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 사실상 차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어지는 이유다.

이른바 ‘중통령’ 후보 등록과 관련해 김 회장은 ‘기업가 정신’을 살려 공약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불공정 거래 의혹으로 후보 이미지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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