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식을 갖고 있다. 2018.06.12./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북미가 오는 27~28일 개최될 2차 베트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에 대한 막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독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며 “그는 평화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2년 전 내가 여기에 섰을 때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유례없는 압박 정책을 펼쳤고, 세계는 그 결과를 목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2차 북미회담에 대해 “1차 북미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약속했다”며 “북한이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에 나섰다.

북한도 비핵화에 대해 한 발짝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17일 "미국의 적절한 상응 조치가 있을 경우 한반도 평화가 더 일찍 오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선제 상응조치를 요구했다.

이 매체는 "조·미 관계라고 하여 북남 관계에서처럼 대전환을 이루지 못할 리유는 없다"며 "우리 공화국은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내외에 선포하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하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이제는 미국이 화답해 나설 차례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목소리"라고 미국의 선제조치를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베트남 정상회담에 대한 성과를 두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비핵화 공정표를 작성하는 워킹그룹을 발족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8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특보는 “미국이 북한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목표로 하는 최저 선은 북한이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표명했던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시설의 폐기를 행동으로 옮기고 사찰과 검증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상응조치로 검토하고 있는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및 법적구속력이 약한 한국전쟁 종전선언 만으로 북한이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북한에 외화 수입을 가져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을 유엔 제재의 예외조치로서 인정하지 않으면 비핵화에 소극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과의 신뢰관계가 구축될 때까지 적국에게 공격 대상을 알려주는 것과 같은 핵시설 사찰 및 검증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문 특보는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압력으로는 신고, 사찰, 검증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핵무기를 안전하게 폐기하는 것은 설계했던 북한 기술자만이 할 수 있다. 북한의 협력을 얻기 위한 대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7대 종단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이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한반도의 평화가 함께 잘사는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계속해서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