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불가피할 듯”…임단협 ‘난항’ 이어져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저축은행중앙회 노동조합이 1973년 중앙회 설립 46년 만에 첫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저축은행중앙회 노조에 따르면 전날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121명 중 102명이 투표에 참여, 99명이 찬성해 파업 쟁의안이 가결됐다. 노조는 지난 18일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1차 조정회의에 중앙회 회장과 전무이사 등이 참석하지 않자 파업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쳤다.

파업안이 가결됨에 따라 노조는 오는 22일 중앙노동위원회 최종 조정이 결렬되면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업이 시작되면 대다수 저축은행이 중앙회 전산을 이용하기에 파업이 현실화하면 저축은행 업무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현재 중앙회 노사는 2018년 임금·단체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여기서 올해 임직원 임금 인상률 4%를 요구했다. 설·추석 명절에 각각 80만원의 격려금 지급을 정례화하고,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의 유연 근무 기간을 자녀당 현행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확대해달라고도 요구했다.

노조 전임자의 근무평가 차별도 없애달라고 요구했다. 중앙회 측은 명절 특별격려금을 25만원씩 총 50만원을 줄 수 있으나 나머지는 전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금인상률은 2.9%를 제시했다.

노조는 최근 박재식 신임 중앙회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중앙회 지배구조 문제도 이번 계기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회장 후보 면접 과정에서 회원사 대표이사가 면접자에게 연봉 삭감을 요구하면서 후보자 1명이 사퇴했다.

정규호 저축은행중앙회 노조위원장은 “올해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회원사들이 중앙회 예산 주도권을 과도하게 쥐고 있는 지배구조가 문제”라면서 “온 지 얼마 안 되는 회장 연봉도 깎일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임단협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사측이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아 파업 현실화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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