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전년 수준 목표 제시…신차 앞세운 수입차, 약진 예고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지난달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내수·수출 실적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신차 출시, SUV 판매 증가, 친환경차 약진이 실적을 견인했다.

20일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월보다 9.8% 증가한 35만4305대를 기록했다. 내수는 1.5% 늘어난 13만6157대, 수출은 12.6% 증가한 21만3618대를 달성했다.

수입차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의 재고부족 여파와 BMW의 디젤 판매 부진 등으로 14.9% 감소한 1만8701대에 그쳤다. 

기분 좋게 출발한 자동차 업계지만 올해 판매 목표를 보면 국산차와 수입차간 양극화 심화가 예상된다. 국내 완성차 회사들은 올해 국내 시장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맏형인 현대차는 올해 공격적인 신차 출시 계획을 갖고 있지만, 판매 목표는 전년보다 1.26% 낮춘 71만2000대로 잡았다. 기아차도 지난해 목표보다 1만대 늘린 53만대를 제시했다. 양사는 올해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상반기 종료되고 내수 경기 위축이 예상됨에 따라 국내 판매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내수 3위를 기록한 쌍용차는 야심작인 준중형 SUV인 신형 코란도를 출시하는 만큼 판매 목표를 16만3000대로 잡았다. 대형 SUV인 G4렉스턴, 픽업트럭인 코란도스포츠 칸, 부분변경 출시가 기대되는 소형 SUV 티볼리에 준중형 SUV 신형 코란도가 더해지는 해인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수치는 아니다. 지난해 쌍용차는 10만9140대를 판매한 바 있다.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한국GM은 대외적으로 판매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29.5% 하락한 9만3317대를 국내에서 판매했다. 다만 올해 투입되는 대형 SUV인 트래버스와 픽업트럭인 콜로라도가 그간의 부진을 씻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완성차 중 내수 판매 꼴찌에 머문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내수 판매 목표로 전년 대비 3% 증가한 9만3000대를 제시했다. 예년에 비하면 높지 않은 판매 목표다. 올해도 이렇다 할 신차 계획이 없어 목표치 자체를 높게 잡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완성차 업계가 보수적으로 내수 시장을 보고 있는데 반해 수입차 업계는 공격적인 신차 투입과 시장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왕좌를 공고히 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8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도 벤츠는 재고가 없어서 차량을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BMW코리아는 올해 목표를 전년 대비 낮춘 4만여대로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발생한 주행 중 화재 관련 리콜과 디젤 차량 판매 감소세 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올해 BMW는 내실과 소비자 신뢰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차로는 신형 3시리즈, X5, 첫 대형 SUV X7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MINI는 올해 판매 목표를 9500대로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브랜드 수요가 꾸준하고 올해 부분변경 등 신차 출시가 예정돼 판매 증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올해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예고한 아우디는 판매 목표로 2만대를 제시했다. 신형 A6를 비롯해 A7, 소형 SUV Q2 등 13종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출시한 아테온을 비롯한 주력 모델과 올해 상반기 3세대 투아렉을 출시, 2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대규모 리콜을 발표한 볼보는 그간의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 1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주력인 S60과 V60크로스컨트리 신형을 앞세워 판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불모터스도 푸조, 시트로엥, DS 판매 제고를 통해 판매 목표 1만대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차 3사도 올해 판매 개선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수준인 3만여대 판매목표롤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혼다는 10세대 어코드와 CR-V를 앞세워 올해 판매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간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닛산도 준중형 SUV 엑스트레일과 인피니티 QX50 등을 통해 판매 제고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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