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통한 새 전문경영인 선임 계획…후임자는 ‘미정’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까스활명수·후시딘 등으로 친숙한 기업 동화약품이 잇단 ‘대표 교체설’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유광렬 전 동화약품 대표가 사임한 후 임시 대표이사직을 맡은 이설 대표가 또다시 전격 사임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21일 대표이사 취임 1개월 만에 돌연 사임의사를 전해온 것. 뿐만 아니라 이 대표와 함께 인사·개발 부문 임원 2명도 동시 사의를 밝힌 것으로 나타나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동화약품은 지난 2008년부터 전문경영인을 영입, 경영을 맡겨 왔다. 전문경영인 도입 이후 동화약품의 매출액은 큰 폭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2000억원이라는 유리천정을 깬 시기 역시 이들을 도입한 이후로 분석된다. 문제는 현재 동화약품 전문경영인들의 평균임기가 1년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이에 일각에선 전문 경영인을 도입해 매출고를 올린 후 문제가 생기면 대표를 바꾸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동화약품을 떠난 전문경영인은 상당수다. 일례로 지난 2012년 조창수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박제화 사장, 2015년 이숭래 사장, 2016년 오희수 사장, 2018년 손지훈 사장 등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임했다. 또한 최근 사임 의사를 전한 이 대표에 앞서 동화약품을 이끌었던 유광렬 대표 역시 취임 10개월만에 회사를 떠났다.

이로써 지난 10년간 동화약품의 전문경영인이 무려 여섯 번이나 교체된 것이다. 이런 상황 속 이 대표가 다음달 주주총회를 끝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면 또다시 임기를 채우지 못한 7번째 전문경영인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 대표의 경우 당초 임시 대표직이었고, 새로운 대표가 내정될 때 까지 근무를 하는 게 맞는 것이기에 직접 사의를 밝힌 것일 뿐 다른 사안은 없다”고 해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대표는 회사 측 요청으로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3월 말까지 근무가 예정돼 있다”며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당 사안을 일축했다.

한편, 이 대표의 사임과 더불어 업계에선 윤도준 회장의 경영방식·리더십에 대한 지적과 함께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회사 내 전문경영인의 잦은 교체가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동화약품의 경우 오너의 의사결정권이 절대적인 지배구조로, 외부 전문경영인들을 영입해도 능력을 펼치기 힘든 구조라는 것. 아울러 윤 회장과의 불화설을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경영방향을 놓고 전문경영인들과 오너인 윤 회장의 의견 불일치로 사임을 권고 받았다는 관측이다. 이에 동화약품 관계자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오는 3월 주총을 통해 새로운 전문경영인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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