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2019.02.2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핵담판인 ‘하노이 선언’ 무산을 발표하면서, 지난 26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가 했던 발언이 화제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할 의사는 없다”고 예견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26일 보도된 일본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경제도 안되고 군사력으로 남북통일을 지향했지만 그것도 잘 안됐다. 노력했다고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핵무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에게는 지금 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관광이 재개되고 공단이 재가동되면 1년에 1억5000달러(약 1120억원)의 현금이 들어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영변 핵시설은 수십년간 운영해 지금은 꽤 노후화 됐다"면서 "이미 폐쇄 처분할 오래된 핵시설을 전달하고 핵과 미사일은 유지하면서 제재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북한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즉 노후화 된 영변 핵시설을 ‘버리는 카드’로 사용하면서 대북제재를 끌어올 것이란 해석이었다.

이같은 북미의 이견차가 결국 좁혀지지 않았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후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인 ‘하노이 선언’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마치고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북한과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제재완화'와 관련된 것이 회담의 결렬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우리가 원했던 부분의 비핵화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우리에게 줘야지만 우리도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와 관련해 “나는 문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한다. 우리는 좋은 관계”라며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계획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계속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당초 양국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55분 오찬을 갖고 이후 오후 2시께 합의문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특히나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오전 단독 정상회담 및 확대 회담 자리에서 비핵화, 연락사무소 등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오면서 예정대로 '하노이 선언'이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오후 4시에서 2시로 당겨지고, 백악관은 오후 1시40분께 예정보다 일찍 종료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각각 숙소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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