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상사, “일부 주장 사실과 달라”…법적 공방 예고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측은 6일 일본으로 건너가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공동대표 면담을 요구하는 등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롯데 계열사에서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일부 주장에 반박하면서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일각에선 롯데 측이 향후 보다 강경한 대응으로 맞서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5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이하 연합회)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내일 일본으로 출국해 롯데 갑질 피해 해결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공동대표 면담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회와 추 의원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일본롯데홀딩스를 방문, 한국롯데의 갑질 실태를 알리는 한편, 이에 대한 피해자 구제와 상생방안 마련을 촉구하며 나선 것이다. 

연합회 측은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거래하면서 겪은 각종 갑질에 대한 피해 해결을 촉구했지만 롯데는 이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내일 일본으로 가 한국롯데의 갑질 실태를 일본 사회에 알릴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롯데 각 계열사들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피해보상을 하겠다면서도 피해자를 소송으로 옭아매거나, 갑질 피해자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며 “신동빈 롯데 회장은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갑질 논란에 휩싸인 롯데 측이 이들의 일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맞서면서 법정 공방으로 번질 조짐이 보인다. 

이중 특히 ‘사문서 위조’ 부분과 관련해선 형사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롯데의 강경 대응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연합회는 롯데 계열사(롯데상사,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건설, 롯데슈퍼 등)들이 △원가 이하 거래 요구 △판매대금 갈취 △쌀 매입 약속 미이행 △공사대금 미지급 △강제 폐점 등 각종 갑질을 저질러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납품업체 모임이다.

이 가운데 가나안RPC 김영미 대표는 지난 2018년 5월 ‘롯데갑질피해신고센터’를 개소, 지속적으로 기자회견과 시위 등을 통해 롯데 갑질 문제를 제기해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추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갑질피해자 한일 연대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가나안RPC에 농기계를 외상으로 판매했던 일본 가네코사(社) 대표의 편지를 언론에 공개해 주목 받았다. 

당시 공개된 편지에 따르면 롯데상사가 2004년 가나안RPC에 쌀공장 설립 및 생산제품 매입을 공문으로 제안해 공장이 설립됐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실행되지 않았고 2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봤다는 게 골자다. 

또 롯데상사가 일본 가네코사에 농기계를 외상으로 가나안RPC에 판매요청 부분과 롯데상사 직원들이 업무협의를 위해 수차례 일본 가네코사를 방문했다는 내용 등이 일본 가네코사 대표이사 명의로 작성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롯데상사 측은 수차례에 걸친 2004년 공문은 ‘고품질 쌀 상품화 계획 및 공급물량 협의’라는 내용으로 가나안RPC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도 동일하게 발송된 공문이라 주장했다. 농기계 외상판매 요청 및 업무협의 방문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김 대표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해당 편지 공개 이후 롯데상사는 법무법인을 통해 일본 가네코사 측에 편지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상사에 따르면 확인 결과 가네코사 대표이사는 이 편지를 작성하거나 보낸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2018년 11월경 가나안RPC 김 대표가 가네코사 직원에게 본인 주장을 담은 편지 작성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회신을 받았다. 

이를 근거로 롯데상사는 김 대표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형사 고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롯데상사는 그동안 김 대표가 주장해온 합작투자 피해에 대해서도 채무부존재를 확인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향후 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 어느 쪽 주장이든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 갑질이 또 한 번 사실로 드러났을 경우나 사문서를 위조해 피해자로 둔갑한 어떤 결과든 국민들이 받아들일 허탈감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연합회 측은 6일 일본으로 건너가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공동대표 면담을 요구하는 등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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