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전세대출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 38.2%…1년 만에 40% 밑돌아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국내 주요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65조8497억원으로 전월보다 2.4%(1조5608억원) 늘었다. 지난달의 전월 대비 증가율은 1월의 2.1%에 견줘 조금 높지만, 지난해 10∼12월 평균 증가율 2.8%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2월 전세자금대출은 전년 동월에 견줘 38.2%(18조1845억원) 증가했다. 여전히 높지만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38.6%) 이후 1년 만이다. 전세자금대출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43.0%에서 11월 42.3%로 하락하기 시작해 올 2월까지 4개월째 떨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전세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대출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전세거래가 늘었다. 집값이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을 우려해 자기 집을 팔고 전세로 들어가거나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사기보다는 전세살이를 선택한 것이다.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신고 건수는 1만9783건으로, 2월 기준으로 2017년 2월 2만1453건 이후 가장 많았다. 1월은 1만7776건으로 1월만 놓고 봤을 때 사상 최대였다.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전셋값이 오르나 공급도 덩달아 증가해 전셋값이 떨어진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전셋값은 지난해 12월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0.69% 떨어지며 월간 변동률로는 2009년 1월(-1.74%) 이후 10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매매가 일어나지 않고, 전세 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으나 전세자금대출 증가량이 크지 않다”라며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어 집주인들이 전셋값이 올리지 않고 현 수준으로 연장하는 분위기여서 대출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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