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상장 관건…“기대 반 우려 반” 결과는?

최초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가진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성공 가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관련 기관 등에서 여성들의 사회 활동 폭에 대해 분석한 결과 과거에 비해 상당수 비율이 높아졌다. 고질적인 ‘가부장적’ 사회를 뛰어넘어 고용은 물론 주요 사업장에서 여성 역량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증명되는 대목이다.

유통업계는 다른 산업보다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 중 최초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가진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그간 우려를 불식시키고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업계에선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과 혁신적인 경영 철학을 앞세운 임 사장의 성공 가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임 사장은 최근 홈플러스 리츠 상장 예고와 대규모 정규직 전환 등 굵직한 현안에서 과감한 결단력을 보이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쉽게 깨지지 않는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에 강력한 여풍(女風)을 몰고 온 임 사장의 ‘무한질주’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 엇갈린 행보

8일 업계에 따르면 임 사장의 공격적 행보 중 이번 사업전략의 핵심은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상장 추진이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란 분석이다. 현재 홈플러스의 지배구조는 MBK파트너스에서 한국리테일투자로, 홈플러스홀딩스를 거쳐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로 이어지는 형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리츠 공모·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한 바 있다. 낮아진 진입 장벽을 뚫고 ‘홈플러스 리츠’가 코스피 상장에 나선 것이다.

국내 리츠 시장서 ‘1조원대’ 초대형 공모 리츠가 출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13일까지 수요예측을 마치고 18~20일 공모청약이 진행된다.

홈플러스 리츠는 지난해 7월 설립됐다.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로, 자산 규모 4조3,000억원, 공모금액 최소 1조5,000억원의 리츠를 만들어 공모에 나선다. 매입 과정을 거친 뒤 임대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임대료는 매년 고정으로 2.5%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총자산 규모는 4조3,000억원이다. 홈플러스 측은 올해 임대료 예상 수익을 2,200억원 이상으로 밝힌 가운데 목표 배당수익률의 경우 최대 연 7%로 잡았다.

반면, 임 사장의 이번 ‘리츠 상장 도전’이 실패로 끝날 경우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대형마트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불안정한 수익률이 겹칠 경우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리츠 상장 관련 계획에 대해 변경 사항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조 단위 공모 리츠인 만큼 시장에 활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정규직 전환 카드’ 빛 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홈플러스는 노사와 임금 협상을 두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이 같은 갈등은 임 사장이 대형마트 3사 중 최초로 무기계약직 전원 정규직 전환이란 통 큰 결단을 내리면서 일단락 됐다.

결국 임 사장 결단에 따라 홈플러스 노사는 대형마트 3사 중 최초로 무기계약직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하는 데 이르렀다.

홈플러스와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9년 임금협상’ 잠정안에 합의했다. 이번 잠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1만2,000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소속 무기계약직 전원이 정규직 전환된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정규직 전환을 위해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과감한 결단을 통한 혁신적 조치로 회사 성장을 이끌어온 임 사장은 정치적 논쟁 등으로 민감한 ‘정규직 전환’ 문제 역시 별 탈 없이 매끄럽게 처리 중인 가운데,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오늘 특히 ‘유리 천장’이 두꺼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리더십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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