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방송설비 미달 지적…‘법령 개정’에 의한 것

지난 7일 오전 9시42분께 충북 음성군 금왕읍 한 육가공 업체에서 암모니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농협목우촌 음성공장의 암모니아 누출 사고로 근로자 2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연일 떠들썩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경영혁신’을 내걸며 취임한 곽민섭 목우촌 대표이사의 안일한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동시에 목우촌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8일 음성경찰서에 따르면 농협목우촌 음성공장의 암모니아 누출 사고를 야기한 화물차 운전기사 A(39)씨를 형사입건했다. 다만 A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상·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 중 어떤 혐의를 적용할 지는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A씨는 전날 오전 9시40분께 목우촌 계육가공공장에서 화물 운반대를 내린 뒤 25t 윙바디 화물차의 적재함 덮개를 연 채 주행하다 암모니아 가스 배관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탱크 내 저장돼 있던 암모니아 가스 300㎏ 중 100㎏이 누출돼 목우촌 근로자 19명과 인근 공장 근로자 4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이들 모두 생명엔 지장이 없는 걸로 알려졌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곽 대표의 안일한 경영 능력과 함께 목우촌의 안전불감증 문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목우촌의 신임 대표인 곽 대표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한 것인 만큼 당시 안전관리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경영혁신 앞서 “자율적 자체점검 실시 우선시 돼야”

“경영혁신을 이뤄 축산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어 가겠다.”

이 같은 내용은 개선을 넘어선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 외쳤던 곽 신임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던 경영계획 중 하나다. 앞서 곽 대표는 지난 1월 2일 목우촌의 신임 대표로 취임한 바 있다. 당초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예고했던 그 였기에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이번 사고에 따른 비난 여론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이유다.

앞서 이번 암모니아 누출 사고가 발생한 음성공장의 경우 해썹(HACCP) 인증공장으로, 지난달 해당지역 소방당국으로부터 안전 규격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한차례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알려진 사실과는 달리 ‘법령 개정’에 의한 것이란 게 음성소방서 측 설명이다.

음성소방서 관계자는 “공장에 설치된 화재 등에 대비한 비상방송설비 미달에 대한 지적은 갑자기 바뀐 ‘법령 개정’에 의한 것”이라며 “개정에 따라 유예기간을 둔 상황에서 설비 교체가 이뤄지는 단계에서 나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음성공장 뿐 아니라 설비 교체가 이뤄져야 하는 공장들이 많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선 ‘안전’에 대한 사안인 만큼 자율적인 자체점검 실시가 이뤄져야 했었단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런 점에 비춰봤을 시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다는 것. 더군다나 이번 사고는 계열사업 확대로 안정적인 조달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축산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한다고 밝혔던 곽 대표의 포부와는 동떨어진 결과를 보여주기도 해 이를 둘러싼 원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농협목우촌 관계자는 “현재 안전·예방시설에 대한 절차와 점검은 다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누출 사고와 관련해선 경찰·소방서 측의 조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사측에서 설명할 사안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 등 정확한 일정은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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