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부루나이에서 건설 중인 템부롱대교./사진 = 대림산업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대림산업이 건설 중인 브루나이 템부롱대교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대림산업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브루나이의 신뢰를 상징하는 템부롱대교 현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행사에는 브루나이 다토 수하이미 개발부장관과 국토교통부 김현미장관, 대림산업 윤태섭 토목사업본부장 외 템부롱대교 프로젝트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부루나이 템부롱대교 건설 공사는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교량사업이다. 템부롱대교는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게 된다. 총 길이는 30km에 이르며 4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발주됐다. 대림산업은 템부롱대교의 핵심인 해상교량과 사장교 구간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총 수주금액은 약 7500억원이며 올 하반기에 준공 예정이다.

템부롱대교 건설사업은 대림산업이 가격이 아닌 기술력으로 사업을 따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입찰 당시 대림산업은 가장 높은 공사비를 써내 4순위에 불과했지만, 발주처가 강조한 공기단축에 대해 특수공법과 차별화된 설계라는 대안을 제시해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

대림산업이 내세운 특징적인 기술은 특수기중기를 사용하는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공법이다. 이 장비는 교각 위에 상판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림의 장비는 규모부터 다르다. 기존의 장비가 800톤짜리 상판을 하나씩 올리는 수준이었다면 대림의 장비는 최대 1700톤까지 한꺼번에 2개씩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상판 2개를 한 번에 들어서 교각 위에 올리는 방식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법이다.

새로운 장비는 대림산업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설계해서 유럽 건설기계 제작사에 의뢰해 탄생했다. 기존 장비보다 4배 이상 능률이 높아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여기에 대림산업이 브루나이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행한 경험이 있다. 현재 브루나이의 랜드마크로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리파스대교가 대표적이다.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로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시를 가로지르는 브루나이 강 위에 놓인 교량이다. 대림산업은 이슬람문화를 설계에 과감히 반영해 발주처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주탑 높이가 157m로 고층빌딩이 없는 브루나이에서는 가장 높은 구조물이다. 주탑의 높이는 브루나이 국왕의 생일인 7월 15일의 영어식 표기인 '157'일을 상징하도록 설계했다. 더불어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는 이슬람 기도실을 만드는 등 현지화에 최적화된 설계로 수주에 성공해 2017년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한편 대림산업은 해외 특수교량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3년 여수와 광양을 연결하는 세계 4위의 현수교인 이순신대교를 통해서 세계에서 6번째로 현수교 기술 자립화에 성공했다. 브루나이는 해상특수교량 기술 자립화를 달성한 후 대림이 처음으로 진출한 해외시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일본업체들과의 경쟁 끝에 터키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건설공사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터키에서는 총 사업비 3조5000억원 규모의 차나칼레 교량을 우리의 기술력으로 건설하고 있다.

윤태섭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은 "대림산업이 SK건설과 함께 팀을 구성해 터키에서 진행하는 차나칼레 대교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 길이가 2023m에 달한다"면서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해상특수교량 분야에서는 대한민국 건설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