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BT, 바이오제네틱스, 메디포럼 등 총 5곳… 인수 의향 밝혀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레모나로 잘 알려진 경남제약의 인수전이 한국거래소 경고에 원점으로 돌아간 가운데 후보 기업들이 앞다퉈 파이프라인 구축에 주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간 인수전은 헬스케어 전문기업 ‘넥스트BT’와 바이오신약 개발업체 ‘바이오제넥틱스’의 경쟁 구도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최근 거래소가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후보들이 뛰어들고 있어 인수전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단 전망이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경남제약 측에 인수제안서를 낸 업체는 넥스트BT, 바이오제네틱스, 메디포럼 등 총 5곳이다. 현재 새 후보로 거론된 메디포럼은 비상장 바이오 업체로서 최근 신한금융투자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두 업체의 경우 추가로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주가 등의 영향에 따라 아직 발설할 수 없다는 게 경남제약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 7일로 예정돼 있던 경남제약 임시주주총회는 한국거래소가 절차적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취소됐다. 이 같은 취소 원인에 경남제약 측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한 경영정상화·주권거래재개를 위한 일환”이라며 “사측의 지배구조 개선의 구체적인 절차·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경남제약은 임시주총에서 이사·감사 선임 안건 역시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이번 인수전은 바이오제네틱스·넥스트BT의 2파전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 장악 무산으로 넥스트BT가 다시 유리한 기회를 얻게 됐단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 바이오제넥틱스 측 인사를 사내외 이사와 감사에 선임한다는 안건이 철회됐기 때문.

다만 넥스트BT의 경우 지난 1월에 열린 마일스톤KN펀드의 제1회 임시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얻지 못해 한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마일스톤KN펀드의 규약상 조합원이 지분을 양도할 시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당시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의 최대 출자자로 알려진 듀크코리아는 지분 일부를 넥스트BT에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대금까지 수령했지만, 계약 당사자인 듀크코리아가 반대 의사를 밝혀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인수전은 다시 ‘예측불허’의 출발선상에 서있는 상태. 이런 상황 속 새 후보들까지 가세하며 저마다 파이프라인·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어 인수전이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게 됐단 분석이다. 덧붙여 한국거래소가 경남제약 거래 재개 조건을 단순 최대주주변경이 아닌 사업 지속성을 지닌 최대주주로 명시한 점에 비춰봤을 시 이런 기업들의 행보는 제약바이오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해석으로도 풀이된다.

우선 경남제약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바이오제네틱스는 항암제 사업 확장에 주력하며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선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항암제 전문 글로벌 제약사 아슬란과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항암제 후보물질(ASLAN003)에 대한 국내 독점권 확보 계약을 맺는다. 이번 계약으로 바이오제네틱스는 국내에서 ASLAN003에 대한 모든 권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양사간 파트너쉽 확장을 위한 다양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게 바이오제네틱스 측 설명이다.

또 넥스트BT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유통망 확보에 나선다. 현재 넥스트BT의 최대주주는 바이오리더스다. 바이오리더스는 면역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신약개발 회사로,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엔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로부터 항암 치료제 기술 이전에 관련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넥스트BT는 이런 기술력 확보를 근거로 정체된 매출의 돌파구 모색과 함께 경남제약 브랜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인수전의 새 후보로 거론된 메디포럼은 구기자·숙지황 등 천연물 재료에서 얻은 신약 후보물질(PM012)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치매 신약 후보 물질인 PM012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으며, 현재 임상2b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3상에 성공한 이후 경남제약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을 만큼 신약에 대한 자신감이 이번 경남제약 인수를 결정짓는 근거가 됐다는 게 메디포럼 측 설명이다. 메디포럼 관계자는 “향후 전문의약품을 취급하는 메디포럼이 경남제약과 만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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