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청와대 행정관 출신 선임…업계 “제 식구 챙겨주기”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청와대 행정관 출신들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금융관련 공공기관에 관련 경험이 전무한 인물들의 선임이 이어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 부실채권(NPL) 처리를 위해 국내 8개 은행들이 출자해 설립한 구조조정 전문기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상임감사에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내정됐다. 황 전 행정관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상임감사로 최종 선임된다.

황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기획조정국장을 거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팀장을 지냈다. 또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겨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을 보좌했다.

문제는 황 전 행정관이 금융이나 구조조정에 대한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유암코 상임감사직이 2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다는 것이 알려지자 ‘제 식구 챙겨주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황 전 행정관 선임을 놓고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암코 상임감사는 그동안 낙하산 인사 논란이 여러 차례 불거졌던 자리”이라며 “관련 업무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친정권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선임된 것은 명백한 ‘보은인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9년 설립된 유암코 상임감사는 낙하산 인사의 대표 요직으로 꼽혔다. 초대 상임감사를 지낸 문일재 전 감사는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냈고, 현 김희락 상임감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실 정무실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번에 선임된 황 전 행정관도 대표적인 ‘친정권’ 인물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유암코 관계자는 “황 전 행정관 선임은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인사”라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낙하산 인사’와는 전혀 무관하며, 황 내정자가 감사 역할을 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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