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전환 해결, 과제로 남아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사진=대웅제약.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대웅제약이 지난해 기준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제약업계 ‘1조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거둔 이 같은 매서운 성장세는 전문·일반의약품의 성장과 더불어 전승호 대표의 리더십·마케팅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병원처방약(ETC)·일반의약품(OTC)의 성장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조314억원을 기록했다. ETC 부문은 지난해 6001억원 대비 12.3%가 증가한 674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자체개발 제품인 우루사, 나보타, 안플원 등의 지속적인 매출과 함께 도입제품인 제미글로, 릭시아나 등의 판매수수료 증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OTC 부문 역시 우루사·임팩타민의 성장으로 지난해 832억원 대비 10.8% 증가한 9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대웅의 이런 성공적 행보에 업계에선 지난해 3월, 기존 윤재승·이종욱 공동대표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냈단 평이 나온다. 특히 국내 제약사 가운데 대웅은 가장 많은 해외 법인(8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엔 글로벌 사업이 성장궤도로 진입하고 있어 전 대표의 리더십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현재 미래성장동력으로 꼽는 글로벌 시장개척·연구개발은 취임 후 그가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분야다.

전 대표는 1975년생으로 올해 45세인 제약업계 ‘젊은 피’ CEO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00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라이선싱팀장과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마케팅TF팀장,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대웅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해외수출도 그의 작품 중 하나다.

평소 업계 내 ‘해외통’으로 알려진 전 대표가 꺼내든 글로벌 시장 공략법은 다름 아닌 ‘현지화’ 전략이다. 이는 단순 수출 개념이 아닌 각국의 사업체 구축을 통한 생산·판매가 가능한 형태로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해 나가겠다는 그의 포부와도 같다. 이를 뒷받침하듯 대웅은 현재 해외수출 가시화로 미국 등 메이저 의약품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3년간 연평균 58%에 달하는 수출 증가율을 달성해 그가 이끌어온 글로벌 사업이 본격 성장궤도에 진입했단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행보로 봤을 시 향후 대웅의 해외 수출 비중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대웅이 자체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경우 지난달 미국 FDA의 승인을 획득함으로써 전세계 최대시장인 미국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 아울러 올 상반기에는 유럽 판매 승인 결과도 앞두고 있다. 만약 유럽 승인을 획득한다면 대웅은 전 세계 2조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미용 성형 시장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유럽시장을 모두 진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향후 나보타의 미용 적응증과는 별개로 치료 적응증 허가 역시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는 게 대웅제약 측 설명이다.

또한 대웅은 베트남 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지분을 인수한 베트남 최대 제약사인 트라파코와 자사 제품의 생산기술 이전·현지생산을 논의하는 킥오프 미팅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웅은 진입장벽이 높은 베트남 현지 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게 돼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아울러 중국시장의 경우 지난 2013년 현지 제약사 M&A를 통해 요녕대웅제약 설립 후 내용액제 공장건설을 완료, 현재 품목허가를 제출한 상태로 승인을 대기중이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에서는 조인트벤쳐 설립 이후 지난해 첫 제품인 ‘에포디온’의 시장점유율을 단기간 내 1위를 달성해내기도 했다. 향후 대웅은 인도네시아 대학교 내 연구소를 설립, 우수인력 채용은 물론 연내 바이오의약품인 할랄인증을 추진해 아시아 무슬림·중동으로까지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이렇듯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는 그에게도 ‘수익성’ 전환의 대한 해결은 과제로 남겨진 상황. 이와 관련 대웅제약 관계자는 “영업이익 하락 요인으로는 오송 및 나보타 신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공장 인건비 등 투자 비용 증가의 영향”이라며 “향후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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