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 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났다.사진=트 대변인 트위터.2018.07.07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깡패 같은(gangster-like) 미국의 태도가 결국 상황을 위험하게 만들었다”며 비핵화 협상 중단을 경고했다.

AP통신, 러시아 타스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 부상은 15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으며, 이와 같은 협상을 계속해서 지속할 생각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상은 “분명한 사실은 미국이 이번에 황금같은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며 “(미국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느라 바빴고, 결과를 도출하려는 진정성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 부상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보인 기이한(eccentric) 협상 태도에 혼란스러워했다”며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좀 더 대화하고 싶어 했지만, 미국의 입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비타협적 요구 쪽으로 굳어졌다”고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최 부상은 “두 최고 지도자 간 관계는 여전히 좋고, 합도 잘 맞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최 부상은 “미국의 폭거가 궁극적으로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우리는 미국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으며, 이런 종류의 협상을 지속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부상은 하노이 회담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 부상은 “미국이 왜 이처럼 다른 설명을 가지고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절대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 매우 다른 셈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 부상에 따르면 조만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김 위원장의 공식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다.

북한의 이같은 강경 발언이 나오기 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핵이 미국에 대한 '진짜 위협'"이라며 "우리가 봐야하는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압박한 바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최근 공식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단계적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 국무부는 "남북 관계가 북핵 프로그램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며 비핵화 진전 없는 남북경협 가능성을 배제했다.

한편 청와대 한정우 부대변인은 15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최선희 부상의 발언만으로 현 상황을 판단할 수는 없다"며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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