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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미세먼지로 대한민국에 비상이 걸렸다.

봄철 미세먼지 때문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이 연간으로 따지면 4조원이 넘는다는 연구 조사결과 까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발표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계산했을 때 연간 약 4조23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간 피해 비용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1일당 손해비용은 약 15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국 평균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수는 25.4일이다.

보고서는 미세먼지로 생산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전제 하에 산업별 생산 금액을 종사자 수 비율로 가중평균한 뒤 미세먼지 발령일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비용을 추정했다.  

실제 조사에서 국민 71.3%는 미세먼지로 본인이 속한 사업장의 생산활동이 제약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생산활동 제약 정도를는 전체 평균 6.7%로 나타났다. 

근무 장소별로 체감 제약정도는 실외 근무자가 13.6%라고 응답한 반면 실내 근무자는 5.7%라고 답했다. 산업별로는 농·임·어업이 8.4%로 가장 높았고 기타 서비스업이 7.3%, 전기·하수·건설업이 7.2%로 뒤를 이었다.  

국민 열에 아홉은 미세먼지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3.8%가 '매우 불편'하다고 응답했고, 43.4%는 '불편'하다고 응답해 87.2%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미세먼지로 인해 가장 심각한 피해를 묻는 질문에는 59.8%가 '건강 악화'라고 답했다. '실외활동 제약'은 23.5%로 두 번째로 높았다. '스트레스 증가(10.3%)', '제품 구매비용 증가(4.7%)', '세척·세탁 비용 증가(1.0%)' 등의 답변도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은 2만1255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소비지출의 0.83%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30~40대, 고소득 가구의 지출 비용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 미세먼지 대응 지출 비용은 30대가 2만5780원, 40대가 2만3720원으로 수위를 차지했다. 

가구 소득 수준별로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가구 소득 500만원대는 2만6038원, 600만원 이상은 2만5625원을 지출한 반면 200만원 미만 가구는 1만593원만 썼다.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한 설문에서는 78.3%가 '중국 등 주변국의 영향'을 선택했다. 그외에는 '경유차 등 자동차 배출가스'가 10.5%, 석탄화력발전소 등 에너지산업 연소가 6.0% 등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일상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생산활동을 저해하는 미세먼지 예방·감축 노력이 시급하다"며 "명확한 원인 규명을 통해 그에 맞는 해결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약계층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예방과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갈수록 심해지는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을 객관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정부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와 공동 조사에 나선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2월 나사와 환경위성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해 2021년부터 공동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조사를 통해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의 한반도 유입을 밝혀내면 자국 스모그의 확산 영향을 부인하는 중국을 상대로 협상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나사의 조사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앞서 2016년엔 항공 관측에 의한 대기 질 공동 조사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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