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에게 성접대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 빅뱅 전(前)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지난 15일 새벽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그룹 빅뱅의 멤버인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30)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원본을 받은 검찰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검찰이 이른바 '버닝썬' 사태에서 불거진 이번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자료들을 검토하며 수사팀 배당을 고민하고 있는 모양새다. 직접 수사를 할지, 경찰 뒤에서 수사 지휘만 할지 결정되지 않은 것. 

앞서 권익위는 지난 11일 대검찰청에 승리의 해외투자자 성접대 의혹 및 경찰과의 유착 정황 등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방 메시지 관련 자료를 넘기면서 수사의뢰를 했다. 정씨가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유포한 내용도 포함됐다.

대검은 이 사건을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 다만 검찰이 이번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 여부와 담당 부서는 서울중앙지검이 결정토록 했다.

검찰은 이미 경찰이 상당한 규모의 인원으로 수사에 착수한 만큼 직접 수사 여부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검으로부터 자료를 전달 받고 주말을 넘겨 검토한 검찰은 이르면 이날 배당과 직접 수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우선 경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지휘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검찰이 사건을 부서에 배당하더라도 당장 강제수사에 돌입하기보다 경찰 수사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자칫 갈등이 빗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최근 수사권 조정 문제로 검찰과 경찰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승리와 정씨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 유착이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을 수 있다는 의혹으로 확산된 만큼 경찰 스스로 수사해 진실을 규명하는 이른바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권익위도 신고자가 경찰과 클럽 버닝썬 사이의 유착 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검찰이 경찰 유착 의혹 등과 관련해서는 사건을 직접 수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경찰이 연루된 혐의도 있기 때문에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경찰이 버닝썬 사건을 계속 수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검찰의 직접 수사 여부에는 “일단 배당은 중앙지검으로 했지만, 직접 수사할지 경찰이 수사지휘를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일단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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