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최근 잇단 사고로 논란이 된 ‘보잉 737-맥스8’ 기종 도입에 대해 “안전과 관련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이 비행기는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B737-맥스에 대한 질문을 요즘 여러 곳에서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주항공은 오는 2022년부터 B737-맥스8 기종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를 순차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에 이어 최근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까지 B737-맥스 8이 연이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세계 각국은 해당 여객기 운항을 금지했다. 제주항공도 안전 문제로 해당 기종의 도입과 관련, ‘신중 모드’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B737-맥스8 실제 도입 시점은 2022년부터여서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그 사이 제작사(보잉)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겠다”며 “보잉 측에서 안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증명을 해낸다면 그땐 기재 도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전에 대한 전제 원칙은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안전운항체계 고도화’를 최고 경영 목표로 삼고 새로운 안전관리시스템인 ‘ESMS’를 개발 중이다.

홍준모 제주항공 안전보안본부장은 “항공사에서 쓰는 SMS는 위험을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라며 “데이터 축적을 통해 미래 발생상황 사전 예측 및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운항 및 정비 투자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올해 초 조종사 교육 훈련을 위한 자체 시뮬레이터를 도입했다. 최신 모델로서 실질적인 훈련을 진행, 운항 승무원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앞으로 제주항공은 인천·김포에 이어 부산·무안·대구에도 정비 기지화를 운영한다. 홍 본부장은 “이에 따른 항공기 기자재 장비 및 정비 운용 인력 확충에 힘쓰고 있다”면서 “정비인력이 증가하며 능력향상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항공업계는 고유가와 환율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4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올해는 이달 초 신규 LCC(저비용항공사) 3곳이 항공운송면허를 받았고, 곧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이 대표는 “산업환경은 여러 가지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면서 “수요가 확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단도입과 경쟁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업계 환경을 짚었다.

그러면서 “점차 심화되고 있는 환경 속에 제주항공은 항상 경쟁 우위 요소인 원가경쟁력과 ‘일하기 좋은 회사’를 유지할 것”이라며 “특히 2020년은 더 강력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고객 경험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신규 LCC 진입으로 과당경쟁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이 대표는 “제주항공도 턴어라운드 할 때까지 6~7년이 걸렸고 노선에서 수익을 내기까지는 짧게 1년에서 길게는 3~4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며 “분명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업자도 그 과정에서 수익성 이슈를 겪게 되지 않겠는가. 그것을 뛰어넘게 된다면 항공산업이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대형항공사와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는 ‘원가경쟁력’을 지속하겠다는 안이다.

이 대표는 “원가경쟁력에 주의를 기울이고 최우선 순위를 두며 다른 항공사보다 더 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승객들이 LCC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가성비 좋은 운임체계를 만들어 내 대형항공사가 갖고 있던 수요를 조금씩 끌어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국내선에 선제 도입한 ‘페어패밀리’ 운임체계를 국제선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수화물 유무에 따라 플라이, 플라이백, 플라이백플러스 등 3가지 형태로 운임을 차별화한 전략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7월부터 부산~싱가포르 노선 취항에 돌입할 계획이다. 해당 항공편 여객기는 ‘뉴 클래스’라는 새로운 좌석 제도를 도입, 기존보다 넓어진 좌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싱가포르 노선은 많은 수요를 갖고 있는 노선으로, 6시간 이상 비행해야 하는 제주항공의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긴장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1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해 4분기는 유가와 환율이 올라 고전을 했지만 올해 1~2월 성수기에는 시장 수요가 좋고 유가가 하락된 효과가 있어 상당히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간담회 내내 ‘안전운항’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항공사업의 기본인 안전운항에 전 세계의 관심이 고조된 상황”이라면서 “안전운항체계를 고도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한국을 대표하는 LCC로서 기본에 충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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